주한미군 작년 미사일전력 대폭 증강…北도발 원천봉쇄 큰그림
사거리 800㎞ 北전역 사정권엑스칼리버 4m 오차 정밀타격
휴전선 인근 장사정포 무력화
지난해 주한미군이 대규모 전력강화를 단행한 것은 압도적인 화력우위를 바탕으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과 같은 북한의 도발을 원천봉쇄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북한군 재래식 전력의 핵심인 장사정포 등 휴전선 인근의 전력을 조기 무력화시키려는 국방정책과도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이 증강한 무기의 주력은 사거리 140~300㎞에 달하는 에이태킴스(ATACMS)와 최대 사정거리 50㎞인 엑스칼리버다. 주요 목표물은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북한의 장사정포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휴전선에서 300㎞까지 떨어진 곳에 위치한 북한의 미사일기지와 집단군사시설물까지 사정거리에 둘 수 있다.
우리 군도 보유한 에이태킴스는 950여개의 자탄(子彈)이 터지며 축구장 4개 면적을 단숨에 초토화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엑스칼리버는 인공위성의 지시에 따라 목표물을 4m 안팎의 오차로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똑똑한 폭탄’이다. 산악과 지하시설물이 많은 북한 지역을 타격하는 데 효과적이어서 우리 군이 도입을 추진하다가 비싼 가격 때문에 포기하기도 했다.
성능만큼이나 가격도 어마어마하다. 엑스칼리버는 155㎜자주포탄임에도 1발 가격이 1억원을 호가하고, 탄도미사일인 에이태킴스도 1기 값이 10억원에 달한다. 때문에 미군이 재정난 때문에 국방비를 대대적으로 삭감하고 있는 가운데, 북핵과 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 등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을 견제하기 위해 상당히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전력증강에 이어 이달 초 한미연합사 차원에서 유도탄 방어연습도 실시했다.
주한미군의 이번 전력강화는 지난해 10월 한ㆍ미 국방장관이 합의한 것으로 2015년까지 구축하기로 한 ‘킬 체인(Kill Chain)’과도 맞물려 있다. 킬체인은 정찰위성과 공중조기경보기 등을 이용해 북한의 미사일 표적을 탐지한 뒤 30분 안에 목표물을 타격한다는 개념이다.
특히 북한의 핵 위협에는 잠수함을 이용한 핵무기 발사, 소형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 공격, 그리고 항공기를 이용한 핵무기 투하 등 각각의 시나리오에 맞춘 억제 전략을 2014년까지 만들기로 했다.
에이태킴스는 핵 장착이 가능하다. 또 우리 군이 조기 배치할 최대사거리 800㎞의 탄도미사일은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이미 실전배치된 함대지 순항미사일 현무-3도 북한 전역의 미사일 발사대를 10분 내에 공격할 수 있다.
이런 장거리 미사일 무기와 함께, 북한의 재래식 무기를 초기에 초토화할 수 있는 전력을 이번에 확충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어떠한 형태의 도발에도 국제법상 보장된 대칭보복의 원칙에 따라 즉각 대응할 태세를 이미 갖추고 있지만, 앞으로 이를 더욱 강화시켜 도발의지 자체를 꺾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