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 채무 불이행땐 보험금 지급…신보, 업체당 30억까지 보장
“우리 회사는 중기청과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에 많은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특히 저한테 매출채권보험을 소개해준 그분을 찾아서 소주라도 꼭 한잔 사고 싶습니다.”인천시 남구 소재 자가 사업장에서 악기용 스피커 유닛을 제조하는 (주)한국천일의 천문일(66) 대표의 말이다.
천 대표는 중소기업 매출채권보험의 열렬한 팬이다. 올해 초 주 거래처인 K전자가 도산했을 때 사업을 접을 생각까지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매출채권보험이 회사를 구해줬기 때문이다.
연 매출의 약 80% 정도의 외상 매출채권이 거래처가 도산해 언제 받을지도 모를 휴지조각이 되어 버렸으니 보통의 경우는 관련 업체들이 줄줄이 망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천일의 경우 매출채권보험으로 손실액의 80%를 신속하게 보상을 받음에 따라 연쇄도산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매출채권보험은 중기청에서 정책 수립 및 사업예산을 출연하고, 신보에서 집행을 담당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물품 또는 용역을 제공하고 구매기업으로부터 취득한 매출채권(어음 및 외상매출금)을 보험에 가입하고, 향후 구매기업의 채무 불이행으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받음으로써 연쇄도산 방지와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제도다.
중기청은 1997년 9월 경제위기로 어음부도와 연쇄도산이 증가하자 보험에 가입된 어음이 부도나면 보상하는 어음보험제도를 도입한 후, 경제기반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상거래 위험 증가 및 신용거래 위축에 따른 경기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 보험대상을 외상매출금까지 확대한 매출채권보험을 2004년 3월 국내 최초로 시행했다.
시행 첫해인 2004년에 8000억원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보험인수액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2년에는 약 7조원을 인수했으며, 최근 신용보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신용보험 전담인원을 증원ㆍ배치하고 매출채권보험 인수총량을 10조원으로 확대, 중소기업의 경영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2012년에는 보험 계약자에게 약 747억원(626건)의 보험금을 지급함으로써 물품 판매기업의 연쇄도산 방지와 더불어 종업원의 실직을 예방을 통한 고용유지 효과도 보고 있다.
김문환 중기청 기업금융과 과장은 “매출채권보험은 상거래와 관련한 외상매출금을 결제받지 못했을 때 보험금을 한도로 보상을 받는 상품으로, 보험료가 아깝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보장되는 효과에 견주어 보면 결코 비싸지 않다”며 “향후 보험수요가 늘고 정부출연 등 기본재산의 지속적으로 확충되면 보다 저렴한 보험료로 매출채권보험 지원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보는 국내 중소기업의 어려운 경제여건을 고려해 지난 2011년 1월 매출채권보험의 보장 기능 외에 매출채권보험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을 수 있는 ‘일석e조보험’을 출시했고, 2012년 2월에는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보험’이라는 신상품을 도입해 대기업 2차 협력기업을 위한 일석e조보험 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또 보험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2012년 7월에 창업초기 기업도 가입이 가능한 창업보험을 도입했으며, 특히 매출규모가 큰 기업에 보장기능을 강화키 위해 신보는 올해 중으로 업체당 최고 보험한도를 30억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가입 및 상담문의는 콜센터(1588-6565)에서 가능하다.
대전=이권형 기자/kwonh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