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정부의 경제민주화 압박에 초우량고객에게 각종 혜택을 몰아주던 VVIP신용카드의 부가서비스가 대폭 축소된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ㆍ삼성카드ㆍ KB국민카드ㆍ현대카드ㆍ롯데카드ㆍ하나SK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VVIP카드 혜택을 줄이겠다고 신고했다.

보통 연회비 100만~200만원에 달하는 VVIP카드는 부유층 고객 유치를 위해 연회비의 최대 6배까지 혜택을 제공해왔다. 최근 카드사들은 새 여전법 실행으로 줄어든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일반 신용카드의 부가서비스를 줄이는 한편 VVIP카드의 혜택은 그대로 유지해 당국의 눈총을 샀다. 일반 카드 고객들의 카드 사용은 물론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사업으로 뽑아낸 수익을 부유층 고객에게 퍼준다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경제민주화 기류의 확산과 VVIP카드의 혜택을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카드사들도 이에 동참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VVIP카드 중에서 가장 많은 고객을 보유한 현대카드의 연회비 200만원짜리 ‘블랙카드’는 오는 7월부터 호텔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를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일 경우에만 제공한다. 기프트 바우처 이용 조건도 신설해 첫 해 200만원 이상 사용해야 바우처를 쓸 수 있게 하고 발급 다음해부터는 전년도 실적이 1500만원을 넘어야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역시 연회비 200만원인 하나SK카드 ‘클럽1카드’와 신한카드의 ‘신한 더 프리미어 카드’도 하반기부터 부가혜택을 줄이기로 했다. 이들도 블랙카드와 비슷하게 전월실적 한도를 높이거나 바우처 사용 조건을 새로 만드는 방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도 연회비 200만원의 ‘라움카드’ 부가혜택을 제한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VVIP카드 혜택 조정에 대한 계획서를 연초에 제출하고 금융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연회비 100만원이 국민카드의 ‘KB국민 태제 스카이패스카드’와 ‘태제 토탈마일카드’도 새해부터 마일리지 적립기준을 강화해 기존에 사용액 200만원이 넘으면 1500원 당 2마일을 적립하던 것을 500만원이 넘어야 가능하도록 했다.

카드사들은 VVIP카드 뿐 아니라 한 단계 밑인 VIP카드 혜택도 줄이기로 했다. ‘연예인 카드’로 유명한 연회비 60만원의 현대카드 ‘퍼플카드’도 지난달부터 발급 첫 해 50만원 이상 사용해야 바우처를 쓸 수 있도록 했고 다음해부터는 전년도 이용실적이 600만원 이상 돼야 한다. 신한카드 등 나머지 대형 카드사들도 연회비 20만~60만원 수준인 VIP 카드 혜택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금융 당국에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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