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지방자치단체의 채무로 분류되는 지방도시공사의 공사채 발행이 지난해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3개 지방도시공사가 발행한 공사채는 10조1801억원이다. 전년의 5조5506억원보다 83.4% 증가했다. 4년 전(2008년)에는 2조5410억원이었다. 4년 사이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들의 공사채 발행은 이미 발행한 채권 중 만기 도래 물량을 상환하기 위한 목적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공사채 발행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서울시의 SH공사로 3조9986억원에 달했다. 2011년에는 2조1493억원이었다. 공사 관계자는 “신규 발행은 7000억원 정도이고, 나머지는 만기가 돌아온 채권을 갚기 위해 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이어 경기도시공사 1조8692억원(전년대비 증가율 233.7%), 인천도시공사 1조1777억원(〃 65.4%), 부산도시공사 1조1607억원(〃 216.2%) 순으로 많았다. 2011년 공사채 발행규모가 2억1900만원에 불과했던 화성도시공사는 지난해 300억원 가량의 채권을 발행했다.
이들이 올해 갚아야 할 금액은 6조4724억원에 달한다. SH공사가 2조6286억원으로 40.6%를 차지했고, 인천도시공사 1조4594억원, 부산도시공사 5447억원, 경기도시공사 4409억원 등이다.
연도별 만기 도래액을 보면 내년에는 8조4306억원으로 올해보다 더 늘어나고, 2015년 4조5034억원, 2016년 1조1365억원, 2017년 2930억원이다.
공사채 발행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관련이 깊다. 이들은 앞다퉈 택지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금융위기와 유럽재정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백흥기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방 공공기관의 부실은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