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주류 세력인 ‘친노’가 또다시 ‘폐족’ 위기다. 첫 번째 ‘폐족’ 위기가 2007년의 대선 패배였다면, 두 번째 ‘폐족’ 위기는 5월 있을 당대표 선거다. 불과 한 달여 앞인 전당대회에서 ‘대세’를 형성해가고 있는 김한길 의원에 맞서 ‘친노·주류’ 인사가 어떤 반전카드를 꺼내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의원은 25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류라는 분들이 강고하기 때문에 하나로 뭉치면 겁난다. 그러나 김한길 하나를 잡겠다고 민주당이라는 초가를 태우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친노·주류 인사 측이 최근 ‘반(反)김한길 연대론’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김 의원은 아울러 지난해 6월 전대에서 모바일투표에서 밀려 간발의 차로 2위에 머문 것과 관련해 “이번 규칙에서는 모바일이 줄었다”며 강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이어 당권을 쥐면 ‘친노’를 겨냥해 강력한 쇄신에 나설 것임도 시사했다.
김 의원은 “(당이) 바뀌어야 할 게 한두 가지 아니지만 계파정치를 청산하고 대선패배에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면서 “계파 패권을 극복해 정상적인 정당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혁신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당대표가 되면 인적 변화가 클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에 맞서는 친노ㆍ주류의 당초 전략은 대선 패배 책임론을 희석시키기 위해 ‘친노’색이 옅은 인사를 당대표 후보로 추대, 당권을 지키는 것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최적의 후보로 꼽히는 김부겸 전 최고위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뒤 후속 ‘대리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후보 몇몇이 뭉쳐 ‘반(反)김한길 연대’를 형성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용섭ㆍ강기정 의원이 출마선언을 했지만 ‘김한길 의원’에 맞설 카드로는 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범주류인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계인 민주평화연대(민평련)에서는 이목희ㆍ신계륜ㆍ우원식 가운데 한 명을 당대표 후보로 낼 전망이다. 대구 출신 구 민주계 인사 추미애 의원도 출마에 무게를 두고 마지막 고심 중이다.
한편 ‘폐족’은 2007년 대선 패배 후 안희정 충남지사가 “친노라고 표현된 우리는 폐족”이라고 발언한 데서 유래됐다.
홍석희ㆍ양대근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