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협의체 내일 국회개혁 세부내용 논의
불만·반대 목소리많아 법안 통과 미지수
“보좌관 뽑는 게 어떻게 특권입니까.” “국회에 레드카펫 깔린 것도 특권이라네요.” “내 월급 깎는 건 절대 안돼.” 최근 사석에서 만난 국회의원들이 ‘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관련해 발언한 언급들이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특권 퇴출’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되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3일 ‘6인 협의체’ 두 번째 만남을 갖고 국회개혁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논의키로 했다. 각당 지도부가 머리를 맞대고 ‘국회 불신’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혀왔던 의원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선제적으로 나선 것은 민주당이다. 새누리당도 못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 1일 정치혁신실행위원회를 만들어 국회의원의 특권 철폐 방안과 관련한 정책 세미나를 오는 5월 3일까지 10회에 걸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실행위원장은 원혜영 본부장이 맡기로 했고, 전문가와 민주당 의원들이 참가한다.
민병두 의원은 “300여개의 특권 리스트를 늘어놓고 철저히 골라내겠다. 두번 다시 ‘국회의원 특권’ 얘기가 안 나오게 하겠다”며 “설문조사에는 기자들까지 참여시켜 객관적으로 검증을 받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 운영위원회에는 세비삭감(국회의원 수당법 개정안)과 연금폐지 법안(대한민국 헌정회 육성법 개정안)이 상정돼 있다. 곧 상임위 통과가 가능할 것 같았던 이 법안들은 그러나 또다시 국회 정치쇄신특별위원회 논의를 거쳐 확정되는 것으로 한 발 후퇴했다.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정치쇄신특별위원회 틀 안에서 세비 삭감 법안과 연금 폐지 법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여야가 합의했다. 본회의 통과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의원연금 폐지는 이미 여야가 국회쇄신특위에서 합의된 바 있어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세비삭감 문제와 관련해선 ‘월급을 깎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일부 의원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국회 관계자는 “여야 의원들의 불만과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며 “실제로 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여야는 지난 대선과정에서 각종 특권을 폐지하겠다고 앞다퉈 공약했지만 실제 법안이 통과된 것은 아직 없다. 세비 삭감은 연간 1억3000만원인 세비가 1억원으로 줄어드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의원연금폐지 법안은 국회의원을 단 하루만 하더라도 만 65세가 되면 매월 120만원의 연금을 받도록 하고 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