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반(反) 김한길 연대’ 회동이 별다른 성과없이 끝나면서 5.4 전당대회 윤곽이 점차 굳어지고 있다. 전당대회 공고가 채이뤄지지도 않았지만 ‘대선패배 책임론’과 ‘당원 중심주의’를 앞세운 김한길 의원이 여전히 저만치 앞서는 모습이다. 다만 ‘컷오프(예비경선)’를 통과한 2명 후보의 연대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어 ‘막판 뒤집기’의 불씨는 아직 살아있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강기정 의원은 4일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 “후보 등록일 전에 단일화를 얘기하는 것은 ‘인위적’이라서 반대하며, 컷오프로 자연스럽게 단일화가 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5일 전당대회에 출마할 당 대표·최고위원 등록을 공고하고, 오는 8~9일에는 후보자 접수를 받는다.
강 의원은 지난 3일 출마를 선언한 이용섭 의원과 출마 선언을 고심중인 신계륜, 이목희 의원과 함께 ‘4자 회동’했다. 강 의원을 제외한 세명은 후보등록일 전 단일화를 주장했지만, 강 의원이 “후보등록 후 지향하는 가치가 같을 경우에만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반대해 서로 이견만을 확인한 채 끝났다.
1차 과제였던 후보등록일 전 ‘반김연대’의 무산은 ‘반김연대가 또다른 계파로 비쳐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배경으로 깔려있다. 특정인을 반대할 뚜렷한 명분이 없는데도 ‘선두주자 깎아내리기’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비주류’, ‘범주류’, ‘범친노’ 등 정확히 규정하기 어려운 계파 구분법이 난무하면서 민주당이 계파정치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현재의 상황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대로 가다간 다 죽는다. 국민들은 관심도 없다. 의원들끼리 패갈라 쌈박질하는 것으로 밖에 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4자 회동’ 결렬로 오는 12일로 예정된 컷오프 결과가 이번 전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최소 4명 이상의 후보가 등록 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컷오프를 통과한 3명 중 김한길 의원을 제외한 두 후보의 단일화 여부에 따라 판세가 뒤집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