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청와대 참모진의 첫 국회 업무보고는 살얼음을 걷는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인사 참사 문제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야권이 줄곧 반대해왔던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에 대한 임명장 수여가 있은지 하루 만에 잡힌 업무보고여서, 청와대에 대한 야권의 불만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날 청와대의 허태열 비서실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등 실장 3명과 이정현 정무수석,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등 수석 9명이 운영위에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50여일 만의 첫 업무보고다.
지난 16일 박 대통령과 만찬 자리에 참석했다가 이튿날 ‘윤진숙 임명 강행’ 통보를 받은 민주통합당은 이번 인사에 대한 집중 포화를 쏟아냈다.
운영위 소속 윤관석 의원은 “이번 인사 참사, 불통 문제에 대한 대통령비서실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의원도 “말로는 소통을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국회를 무시하고 임명을 강행했다. 유아독존 정치”라고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애써 회의장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전날 허태열 비서실장은 이한구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만찬회동에서 “내일 살살 좀 다뤄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도읍 의원은 “인사 시스템이라는 게 딱히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 아니냐”며 “검증팀하고 결정권을 가지는 대통령과 소통이 되고 있는지 문제라고 생각한다. 법이나 제도가 있더라도 얼마나 내실 있게 운영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복지와 민생 현안에 대한 청와대 입장에 대해 주로 질문했다. 신의진 의원은 자신이 대표 발의한 엄마가산점제도와 관련해 “일과 가정의 양립은 우리 기업이 고민해야 할 전반적인 문제”라며 “한 부처(고용노동부)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부처의 공조가 필요한 일이라, 청와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김윤희ㆍ조민선 기자/wor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