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어린이집 보육교사인 A(23) 씨.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6시께 퇴근하는 A 씨는 토요일 근무까지 챙겨야 한다. 아이들을 통학차량에 태워 집에까지 데려다 준 뒤 다시 어린이집으로 돌아와 나머지 잡무를 해야 하고, 다음날 수업까지 준비해야 한다.
하루 평균 A 씨가 일하는 시간은 10시간. 이렇게 뼈빠지게 일하고 A 씨가 받는 월급은 144만원 가량에 불과하다.
3일 육아정책연구소의 ‘표준보육료 산출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어린이집 307곳(국공립 79·법인 54·민간 74·가정 100)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결과, 전체 보육교사들의 1일 평균 근무시간은 9.9시간인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집 종류별로는 법인 소속 교사들의 근무시간이 10.3시간으로 가장 길었고, 나머지는 9.8시간 수준이었다.
보육교사들의 월 평균 호봉과 급여는 5.1호봉, 144만3677원으로 집계됐다.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들의 월 급여가 158만8342원으로 그나마 대우가 좋았다. 이에 반해 민간 및 개인 어린이집 교사의 경우 각각 122만9530원, 119만2283원으로 100만원 남짓한 월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어린이집들 가운데 63.8%는 토요일에도 평일과 다름없이 아이들을 맡아 돌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보육교사들이 주 5일 근무를 포기하고 토요일에도 나와야한다는 것.
평일 어린이집의 운영 시작 시각은 대부분(97.5%) 7시~7시30분 사이였다. 이른 새벽부터 보육교사들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셈이다.
단기 임시직으로 어린이집이 채용한 보조교사·대체교사·취사원·영양사 등의 월 평균 급여 수준은 더욱 낮아 40만5250원에 불과했다.
서문희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적은 급여 뿐 아니라 보육교사들이 점심 시간도 없이 10시간 넘게 계속 아이들을 돌보며 ‘감정노동’을 해야하는 열악한 근무 환경이 더 큰 문제”라며 “바람직한 대안은 보조교사 등 인력을 더 투입해 오후2~3시 이후에는 교사들이 여유를 찾게 해주는 것이지만, 이를 실현하려면 정부의 보육료 지원 단가가 높아지고 예산이 늘어나야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서 위원은 이어 “당장 도움이 되는 방법은 각 가정에서 형편이 허락한다면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주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유럽 국가들에선 점심시간의 경우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식사하고 대신 학부모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을 돌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okido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