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 사람> “핀란드 자살률 국가개입후 반으로 줄어”
자살예방상담센터 운영…정진석 국회 사무총장
전문기관과 MOU…네트워크 구축
부채탕감 등 현실문제 해결 나설것



“국민 대표들이 모인 국회가 자살예방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지난달 초 국회의사당 민원실에 ‘생명사다리’ 상담센터를 열 때만 해도 의아한 시선도 많았다. “국회가 시민단체도 아닌데 자살예방 캠페인이냐”는 반응이었다.

국가 차원의 자살예방 캠페인을 진두지휘하는 정진석(52·사진) 국회 사무총장은 “뭘 모르는 말씀”이라고 했다.

정 총장은 “국회가 앞장서 범국민 차원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취지”라며 “국회의 어마어마한 자산과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요 국가정책을 심의ㆍ의결하는 국회가 먼저 자살예방을 위한 활동을 추진한다면,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의 참여와 파급효과는 훨씬 크다는 지론이다. 정 총장은 “정책토론회 등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입법에 반영하고, 자살예방 관련 사업을 법적ㆍ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데도 역할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명사다리 상담센터의 출범은 우연한 계기로 시작됐다. 올해 초 국회 홈페이지에 자살 암시글이 올라 있는 것을 본 사무처 직원이 작성자에게 전화를 걸어 간곡한 설득 끝에 마음을 돌린 사례가 있었다. 갓 임기를 시작한 정 총장이 보고를 받고는 “민원 창구에 맡길 일이 아니다”면서 상담센터 설립을 추진한 것이다.

정 총장은 “국회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주는 것만도 큰 위안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생명사다리 상담센터는 전문교육을 받은 재능기부자들의 자원봉사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한국생명의 전화’ 등 자살예방 관련기관과 MOU를 맺어 추가 상담도 가능하게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자살예방을 위해 유명 인사들의 초청강연도 수시로 열고, 국회방송을 통해 매일 10차례씩 자살예방 캠페인 영상도 방송한다.

정 총장은 “국회가 운영하는 상담기관이다 보니 부채탕감 절차 같은 현실적 해결 방안을 묻는 경우도 있는데 각 분야별 전문상담기관이나 국가기관 등과 연계해 구체적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정 총장은 마지막으로 “선진국 핀란드도 80년대 중반 최고 자살률을 기록했지만, 국가가 자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 이후로 수치가 절반으로 줄었다”며 “사회가 고립된 이들에 사다리를 건네준다면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관심을 호소했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