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 위탁모를 아시나요?
[헤럴드경제=서상범ㆍ신동윤 기자] “가슴으로 낳았죠. 배아파 낳은 아이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김명화(63ㆍ여) 씨는 위탁모다.

위탁모는 가정이 없는 아이들을 새로운 부모를 만날 때까지 자신의 가정에서 돌봐주는 사람들을 말한다. 김 씨는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16년간 31명의 아이를 돌봤다.

김 씨는 지난 1998년 12월 처음으로 맡겨진 아이를 잊지못한다. 김 씨는 “태어난지 3개월이 채 안된 남자아이를 처음 본 순간 내 아이라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자신의 큰 아이와 너무나 닮았기 때문이었다. 이후 4개월가량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서 그는 ‘2월 28일 아랫니 보이다, 3월 7일 앉아서 놀다’ 등 아이가 커가는 모습과 특징을 꼼꼼히 기록했다.

김 씨는 “입양부모에게 아이의 특징을 전하기 위해 성장과정을 기록했지만 마치 내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아이는 4개월 후 미국인 가정으로 입양됐고, 이후 김 씨는 모두 31명의 아이를 보살펴 양부모의 품으로 보냈다.

처음 시작은 단순했다. 동네에서 위탁모 활동을 하는 이웃을 보고 막연히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16년의 시간동안 아이들은 김 씨에게 삶의 의미가 됐다. 김 씨는 “아이들이 다른 부모를 만날 때까지 잠시 데리고 있는 것이 아닌 내가 가슴으로 낳은 자식을 보낸다는 심정으로 활동해왔다”고 말했다.

아이를 보낼 때의 기분에 대해 김 씨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허전함을 느낀다고 했다.

‘입양돼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입양 이후에는 볼 수 없다는 감정에 서운함마저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이런 고민 때문에 위탁모를 그만두려고 몇 번이나 망설였지만 아이들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데려와 보살피게 됐다”며 “이제는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22일 대한사회복지회가 주최하는 ‘위탁모의 날’에서 공로상을 받을 예정이다.

그는 “입양 전 시설보다 가정에서 양육될 때 아이의 정서함양에 도움이 된다”며 “많은 분들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위탁모 활동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tig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