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에 올랐던 정치권의 性추문
정치권의 ‘성희롱’ 또는 ‘성추문’ ‘성희롱 발언’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권력을 좇는 것이 정치이고, 대부분 성희롱 사건이 힘을 가진 권력자와 힘이 없는 약자의 구도하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부지불식간에 정치인들이 내뱉는 성희롱성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 사례부터 차례로 보면, 2002년 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 지사는 자신의 도청 집무실에서 여성직능단체장의 가슴을 만졌다. 그러나 우 지사는 역으로 이를 빌미 삼아 해당 여성단체장을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2006년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며 우 지사의 패소를 확정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장인 이경재 전 의원도 과거 성희롱 발언 전력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그는 2003년 12월 야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자 “남의 집 여자가 우리집 안방에 들어와 있으면 날 좀 주물러 달라고 와서 앉아 있는 것”이라고 말해 야당 여성의원들의 반발을 불렀다.
최연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2006년)은 한 언론사 여기자의 가슴을 만져 항의를 받자 “식당 여주인인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세간에선 ‘여주인이면 만져도 되느냐’는 비난이 빗발쳤고, 소송에선 선고유예 판결을 받아 의원직은 유지했다. 그는 자진탈당으로 체면을 유지했고, 2008년엔 무소속으로 강원도 동해ㆍ삼척 국회의원에 다시 당선됐다.
대선이 있었던 2007년 8월엔 정우택 충북지사가 “예전 관찰사였다면 관기라도 하나 넣었을 텐데”라는 농담에 이명박 당시 후보가 “어제 온 게 정 지사가 보낸 것 아니었냐”고 답변해 논란이 빚어졌다. 같은 달 이 후보는 또 “마사지걸들에 갈 때는 얼굴이 덜 예쁜 여자를 고른다. 예쁜 여자는 이미 많은 남자들이…”라고 말해 논란에 부채질을 했다.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는 2010년 12월 여기자 3명과의 오찬자리에서 “요즘은 룸에 가면 오히려 자연산을 찾는다고 하더라”고 말해 비난을 자초했다. 그는 이후 네티즌들로부터 ‘자연상수’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성희롱 논란은 야당이라고 해서 비켜가진 않는다. 2010년 초 이강수(민주당) 고창군수는 22세 계약직 여직원에게 수차례에 걸쳐 “너도 누드 사진을 찍자”는 제안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민주당은 이 군수에 대해 당적 제명 결정을 내렸다.
2010년 7월 강용석 전 의원은 대학생들에게 “아나운서는 다 줄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당적 제명 처분됐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