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를 주도했던 김종인 전 대통령 경제수석이 29일 야권 공부모임에 참석해 “경제민주화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창조경제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제민주화 입법을 부담스러워한 여권이 대신 창조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찍자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주도했던 김 전 수석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 주도하는 ‘혁신과 정의의 나라’ 포럼에서 기조발제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경제민주화에 대한) 일반 국민의 요구가 있으면 여당도 입법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수석은 “말이 아닌 제도를 확립해야 하는 만큼 의회의 역할이 강하다. 의회가 국민의 지지 없이는 안되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시대 요청에 따라 경제민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여야 정치권을 압박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의 장점이 신뢰와 정직성”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를 강조했던 만큼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청와대를 겨냥하기도 했다.

김 전 수석은 또 강연에서 “우리나라와 같이 대재벌기업 집단이 경제를 지배하는 구조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을 것이다. 이것을 정치권이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놓여있다”고도 했다. 그는 “경제민주화 상당 부분이 의회 소관 사항인만큼, 의회가 잘 협의해나가면 경제민주화가 잘 진척돼서 한국사회에 효율과 안정이 도모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정치권의 일명 ‘갑을(甲乙)’ 논란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지나친 탐욕 때문에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대로 기능했다면 사전에 차단될 수 있었을 문제”라며 “제도적으로 보완해야하고, 행정기관도 종전과는 사고를 다르게 해야한다”고 밝혔다.

한때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멘토이기도 했던 김 전 수석은 안 의원이 주축이 된 신당 창당과 관련, “새로운 정당이 그렇게 급조되긴 어렵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오랜 뿌리를 가진 정당도 흔들흔들하고 있다. 정당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히 얘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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