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선 가운데 그 정치적 노선에 대한 추측만 무성한 모습이다. 안 의원은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 아우를수 있는 정치를 지향점으로 여겨왔었다.
안 의원실 관계자는 29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사회구조 개혁을 위한 과제 가운데에 노동 의제도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면서도 “지금 당장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신당 노선을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안 의원이 조직한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출범은 신당 창당의 초석으로 해석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내일’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장집 명예교수가 지난주말 한 강연에서 밝힌 의견이 ‘안철수당’의 노선과 이념지향성에 대한 추측을 촉발시켰다.
최 교수는 “안철수 의원의 정치조직화는 노동문제가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가 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해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 스탠스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안 의원도 “정치권과 사회가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근로여건이 악화되는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심각한 지경에 이른 지 오래”라며 “이 문제가 중요한 정치의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최 교수의 소신이며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노동 의제가 당의 중심 화두로 비쳐지는 데에는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안 의원실 관계자는 “여러가지 사회 문제에 있어 노동 의제도 무게 있게 다뤄져야 한다는 의미이지만 그것이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 모습이다. 이 관계자는 또 “진보적인 스탠스를 갖겠다는 것도 추상적인 느낌”이라며 “현 정치권에서 진보 진영의 의제를 좀 더 공감한다는 입장 정도”라고 밝혔다.
안 의원과 최 교수의 조합은 애초부터 이 같은 ‘불협화음’을 예고했다는 평도 나온다. 의회 중심의 정당정치를 주창해온 최 교수와 무당파성에 의원정수 감축 등 정당정치 쇄신을 앞세웠던 안 의원의 시각차가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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