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12일 서울에서 당국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데 대해 정치권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의 무게는 여야간 차이가 컸다. 새누리당은 ‘차근차근’, 민주당은 ‘내친김에’라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끈기를 갖고 한 단계, 한 단계씩 침착히 추진해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앞으로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해결할 문제가 많은 만큼 시간을 두고 막 걸음마를 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을 위해 차분하고 흔들림없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북간 대화 협력은 신뢰 구축에 따라 점차 확대·심화해 나가는 열린 대화가 돼야 하며, 그 기초에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또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과 관련, “동북아를 비핵화해 평화와 번영을 담보하고자 하는 우리의 입장과 전적으로 괘를 같이한다”며 “북한도 동참해 남북회담의 큰 물꼬를 터주길 간곡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특히 최경환 원내대표는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남북 장관급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본격 가동되면 향후 적절한 시점에 여야가 함께 하는 국회 차원의 남북교류 등 더욱 진전된 양자간 교류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북 국회교류는 야당인 민주당이 내놓은 주장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최고위원회의 “이번 회담이 남북 화해 협력의 불씨를 살리고 남북간 정치·군사적 화해로까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은 (남북이) 서로 자존심을 내세울 때가 아니라 운명공동체로 상호 존중에 기초해 공감대를 키워갈 때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 내외의 남북관계 전문가로 ‘한반도 평화체제 추진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을 밝히면서 “민주당은 한반도 평화체제 추진협의회를 통해 민주정부 10년간 쌓은 남북대화 경험이 유용하게 쓰여 새로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힘을 더할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윤희ㆍ조민선 기자/wor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