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된 데 대해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아쉬움을 표했다. 다만 새누리당은 북한의 진정성 있는 자세를 촉구한 반면, 민주당 등 야권은 남북 모두에 유연한 자세를 가질 것을 주문하는 등 여야간 온도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오늘 서울서 열리기로 한 남북회담이 많은 국민들, 국제사회의 기대를 저버리고 북한의 일방적 통보로 무산됐다”며 “조평통 서기국 국장을 장관급에 걸맞은 지위로 생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은 건 북이 우리를 동등한 대화상대로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어 “남북회담이 정권의 치적으로 생각되던 시대는 지났다”며 “지속적인 남북 화해 협력이 있기 위해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올바른, 우리의 흔들림없는 공고한 자세가 유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북한은 이번 계기를 통해 그동안의 관행이 잘못됐다는 걸 알아야 한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여전히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는 만큼 현실을 인식하고 대화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최 원내대표는 “계속 같은 방식으로 대하면 회담의 진정성을 의심할만 하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처럼 강경한 입장의 여당과는 달리 야권에선 남북 모두에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모습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이 소득없이 자존심을 겨루는 대화가 아니라 실사구시(實事求是) 물실호기(勿失好機) 회담으로 한반도 화해협력시대를 열기를 간절히 기대했지만 결과는 소모적인 기싸움으로 한반도 평화구축이라는 본질을 놓쳐버렸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대화의 끈을 완전히 놓치는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한반도 평화 확보를 위한 정부의 끈질긴 노력과 인내를 유감없이 보여줘야 한다”고 밝혀 정부의 대화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선 전병헌 원내대표도 “개성공단 입주기업 눈물과 수십만 이산가족의 찢어지는 가슴과 심경을 조금만 헤아린다면 이렇게 교착국면으로 가선 안 될 것”이라며 “남북당국이 한 발씩 물러서야한다”고 밝혔다. 전 원내대표는 이어 “당국회담은 결국 본국 회담대표부의 훈령받아 가는 것 아니냐”며 “북한도 관례에 어긋나는 떼쓰기가 우리 국민들에겐 결국 좋은 인상 주지 못한다는 점 환기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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