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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임→사퇴"... 민주, ‘국정원 대응’수위 낮춘 배경은
민주당 지도부가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를 촉구했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이들이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인데,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하려 했던 것에 비해 수위가 낮아진 것이어서 결정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13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을지키기 및 국정원 국기문란 규탄‘비상의총을 개최하고 당 차원의 사퇴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김한길 당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검찰은 원세훈 국정원장에 대해 선거법을 적용해 구속수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판단이 정치적 외압에 의해 왜곡됐다고 지적 받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다”며 “지난 대선의 정당성과 정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 개입에 대해 성역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2일 국회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안훈기자 rosedale@ 2013.06.12

전병헌 원내대표는 즉각적인 국정조사 실시롤 요구했다. 그는 “여야는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즉시 진실 규명을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키로 합의한 바 있다. 즉시 합의 사항 이행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의총 참석 의원들에게 ‘국기문란’, ‘사퇴촉구’ 등의 글자가 쓰인 손팻말을 나눠주고 황 장관과 곽 수석의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은 검찰이 지난 10일 원세훈 원장을 불구속 기소하자, 황 장관과 곽 수석에 대해 해임 건의안을 발의하는 방안 등 대응 방법을 놓고 격론을 벌여왔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2일 오전과 오후 두차례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해, ‘해임 건의안’보다 수위가 낮은 ‘사퇴촉구 결의문’ 채택으로 의견을 모았다.

해임 건의안은 국회의원 100명의 동의가 있으면 발의되고, 국회 본회의에서 과반수가 찬성표를 던질 경우 국회는 대통령에게 장관의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 국회의원의 공식적인 해임 건의안인만큼, 이날 민주당이 발표한 당 차원의 ‘사퇴촉구 결의문’ 채택보다 압박 수위가 높은 것이다.

민주당 대응이 사퇴촉구에 머문 것은 새누리당 의석수가 과반인 상황에서 ‘해임건의안’의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고, 검찰이 원 전 원장을 기소하면서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일단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또 해임건의안 발의 시 여당을 향해 ‘국정조사’를 강도높게 요구키 어렵다는 상황 판단도 고려대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민주당 내 ‘강성 의원’들 사이에선 마지막까지 ‘해임건의안’을 주장한 측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해임건의안은 72시간 내에 본회의에 상정돼야 한다. 통과는 안되더라도 72시간 동안 황 장관이 느낄 압박만으로도 건의안 발의 이유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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