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원은 출국 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어보를 보관하고 있는 LA주립박물관(LACMA) 측에서 ‘우리가 훔쳐왔다는 증거를 내면 돌려주겠다’고 밝혀왔다”고 주장했다. 미국측 사료를 보면 어보의 입수 경위를 ‘루티드 바이 USA 솔져(looted by USA soldier)’라고 기록돼 있다고 안 의원은 밝혔다. 미군에 의해 도난당했다(looted)는 증거라고 했다.‘문정왕후 어보’는 조선시대 제11대 중종의 왕비 문정왕후의 도장으로 높이 6.45㎝, 사방 10.1㎝ 크기다. 상단엔 거북이 모양의 손잡이가 조각돼 있다. 바닥면에는 문정왕후의 존호인 성열대왕대비지보(聖烈大王大妃之寶)가 새겨져있다.
안 의원은 “미국은 불법적인 경위로 문화재가 미국에 들어왔다면 모두 ‘돌려준다(recovery)’는 정책을 기본적으로 펴고 있다. 약탈됐다는 증거를 찾았고 반환 요구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돌려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은 1943년 약탈문화재 반환과 관련한 런던선언에 따라 약탈 확인 문화재를 지속적으로 반환해왔다. 지난 5월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크메르 제국 석상’ 두 점을 캄보디아로 반환했다.
안 의원은 미국 시각으로 오는 11일 LA주립박물관장을 만나 환수 협의를 진행한다. 한인 2세인 돈 유 LA부시장도 어보 반환을 지원키로 약속했다.
안 의원은 어보 환수 운동에 나선 배경에 대해 “정부가 나설 경우 자칫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며 “민간이 나서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이원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방미 목적은 또 있다. 미국 LA에 약탈 또는 도난된 한국 문화재 반환을 위한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 운동 1호 지회 설립이다. 문화재 반환을 위해 민간의 지혜를 모으자는 것이 핵심이다. 안 의원은 “외국 동포들이 ‘이런 문화재가 우리 동네에 있는데 좀 의심스럽다’고 크라우딩 소스에 제보 하면 전문가들이 환수 방식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화재청에서 확인한 해외 소재 우리 문화재는 15만건이나 된다”며 “우리 세대가 안되면 다음, 다다음 세대까지 지속적으로 벌여 나가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미단은 관련 절차를 3년 전부터 주도면밀하게 준비해온 혜문 스님과, 김준혁 경희대 역사학과 교수, 안 의원 등 3명으로 구성됐다. 안 의원은 지난달 10일 문정왕후 어보를 반환해달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홍석희기자hong@heraldcorp.com
안민석 의원 의원회관 인터뷰.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