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4조+α’ 4대강 얼마나 과잉설계됐나
[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 대운하가 4대강 정비로 위장됐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면서 공사가 얼마나 부풀려졌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사결과만 보면 보 설치는 4배, 준설규모는 2배 이상 늘면서 순수 사업비만 4조4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여기에 규모가 커진 4대강 수변 관리 비용으로 들어갈 매년 수 천 억원의 예산을 감안하면 낭비될 세금의 규모는 천문학적 수준이 될 전망이다.

2008년 6월 국토부는 여론 악화에 따라 대운하 계획이 중단되자 같은해 12월 국토개발균형위를 통해 홍수예방, 수자원 확보, 수질개선, 친수공간 조성 등을 목적으로 한 ‘4대강 종합정비방안’을 발표했다. 홍수에 취약한 구간을 준설(2.2억㎥)하고, 도심구간의 수변공간 조성ㆍ수위 유지를 위해 4개의 소형보를 건설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6월 최종 수립된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은 기존 계획보다 보의 크기나 준설 규모 등이 확대됐다. 기후대비 변화와 더불어 추후 운하를 추진하는 데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대통령실 등의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따라 낙동강 수계에만 중ㆍ대형보 8개소를 설치하는 등 중ㆍ대형보 총 16개를 설치하고 준설량은 5.7억㎥로 늘리도록 했다. 최초 13조9000억원이 책정됐던 소요 예산 규모도 18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계획상 낙동강 하구~구미 구간의 최소 수심을 6m를 확보하도록 한 것 등은 2500톤급 화물선 운항을 위해 수심 6.1m를 확보해, 갑문 등을 추가 설치한 뒤 운하로 활용하려 했던 ‘대운하안(案)’을 따른 것이라는 게 감사원의 결론이다. 감사원은 또 수심 유지를 위한 유지관리비 증가, 수질관리 곤란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감사원은 이처럼 4대강 사업이 대운하 사업의 연장선상으로 추진된 탓에 기존 5대 건설사로 구성된 경부운하 컨소시엄이 그대로 사업에 참여하면서 이들이 낙찰예정자를 사전 협의하는 등 손쉽게 답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는 건설사들의 담합 정황이 포착된 데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제재 없이 2011년말 준공을 목표로 4조1000억원 규모의 1차 턴키공사를 일시에 발주해 사실상 담합을 방조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감사원은 이들 건설사들이 2차 턴키공사와 총인처리시설 공사에서도 유찰을 막기 위해 ‘들러리 입찰’을 한 사실을 새로 밝혀내 공정위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공정위가 1차 턴키공사 담합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지난 2011년 2월 심사보고서 초안을 작성하고도 총ㆍ대선 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1년 이상 방치하다 이듬해 5월에서야 전원회의에 안건을 상정한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kgung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