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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재정ㆍ세제’ 격돌 조짐… 與 “대기업 감세 불가피” vs. 野 “서민만 증세 안될 일”
여야가 기울어가는 ‘나라살림’을 두고 올 가을 또 한판 전쟁을 벌일 조짐이다. 정부가 마련 중인 세제개편안의 윤곽이 ‘경기활성화’와 ‘대기업 감세’로 초점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벌써부터 정부안이 ‘서민증세, 부자감세’라며 벌쩍 뛰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경기침체로 인한 세수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정부 편을 들고 있다. 세제개편안과 내년 예산안이 동시에 다뤄질 9월 정기국회에서 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정부가 마련중인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대기업 비과세 확대와 개인 비과세 축소다. 대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면 세액공제를 늘려주고, 서비스업에도 고용투자 세액공제를 확대적용하며, 심지어 법인세율 인하까지 검토한다는 내용이다. 국회가 공들여 통과시킨 일감몰아주기 과세도 완화하겠다는 것이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방침이다. 반면 대표적인 서민 세제혜택이었던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은 현행 15%에서 10%로 낮춰진다. 자경농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도 줄어든다.

기획예산처 장관 출신의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세수 부족이 상반기 10조원이고, 연말까지 20조원이다. 낙천적인 경기전망으로 말도 안되는 예산안을 짜놓고도 현오석 경제팀은 반성이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실효세율을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 세수를 늘여야하는데, 정부와 여당 방안들을 보면 법인세 인하와 개인 비과세 혜택 축소다”라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세청장, 행정안전부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등을 역임한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 감면은 이미 무수히 많은데, 이는 결국 세수도 줄이고 과세 형평성도 낮아지게 한다”면서 “정부가 한편에서는 대선공약 이행을 위해 복지 정책을 펴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대기업의 세금을 깎아주겠는 모순된 말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현재의 정부방안대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꾸게 되면 일반공급 생활자들은 세금을 더 내야한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라며 “정부가 유리지갑만 털어간다”고 꼬집었다.

이에대해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30일 “세수부족을 세율을 올리는 것으로 해결하려 하면 악순환할 수 있으므로,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경제활성화와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득 활동을 지원해주는 것”이라며 “투자를 촉진시켜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세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세제혜택을 주자는 정부안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다만 김 의장도 “가뜩이나 팍팍한 서민의 주머니에서 손쉽게 세원을 마련하는 것은 최소화시키고 회피해야 하며, 특히 자영업자와 농어민에 대한 혜택들이 일률적, 기계적으로 감면되거나 축소되지 않게 배려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번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산층과 서민의 표심을 자극할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올해 정부의 예산심의안은 바뀐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이르면 9월 초께 국회로 넘어오게 된다. 10월부터는 국회가 예산심의에 들어간다.

홍석희ㆍ백웅기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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