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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희상 “DJ였으면 국정원 선거개입 사생결단 했을 것”...“문재인 공격말라”
“답답하다”

5선 국회의원이자 김한길 대표 체제 직전까지 민주당을 이끌었던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요즘 하루에도 수없이 되뇌는 말이다. 정국은 혼란스러운데 당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때아닌 당내 분란도 마뜩치 않아서다. 헤럴드경제는 7월 30일 국회에서 민주당의 ‘원로’ 문 전 위원장을 만나 최근 정치현안에 대한 ‘속내’를 들었다.

문 전 위원장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은 다른 ‘문 의원’, 문재인 의원에 대해서였다.

“미국에서도 대선 후보는 항상 ‘대통령 후보자’로 소개된다. 당의 대선 후보는 중요한 직위를 가지고 또한 당의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나 그 이전 정동영 후보에 대해서도 상당한 선에서 예우를 해줘야 한다. 우리가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의 것을 소중하게 생각해 달라고 할 수 있겠는가”고 말했다.


자연스레 최근 일부 의원이 문 의원을 공격한 것에 대해서도 못마땅해 했다.

“정계 은퇴를 하라마라 할 수 있는 권한은 해당지역(부산 사상구) 유권자들만 가진다. 지금 당 내에서 문 의원을 공격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다. 지금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고 있다. 이건 당 기강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문 의원에 대한 조언도 곁들였다.

“노무현에 대한 모욕을 자기 모욕이라 여긴다. 죽지 못한 죄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낀다. 결벽증이고 순수한 사람이다. 노무현이 잘못했다고 하니 그걸 못참는 것인데, 그래도 참을 때 참을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를 ‘DJ계파’라 여기는 문 전 위원장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면 현재의 정국을 어떻게 타개했겠느냐’고 물었다. 그의 답은 단호했다. ‘사생결단’. ‘민생’보다도 ‘민주주의 사수’가 우선이라는 말도 했다.

“국가의 주요 정보기관이 선거에 개입했다면 민주주의의 골간을 흔드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면 ‘사생결단’을 내렸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질서가 파괴되는 상태라면 민생보다는 민주주의 사수가 우선이라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자연스레 현직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반드시 박근혜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 대통령이 이뻐서가 아니다. 5년간 이명박정부에서 국민들이 너무 지쳤다. 그런데 최근 남북 문제를 보면 대선후보 때랑 완전히 바뀐것 같다. 다시 근대화 시절로 가자는 것이냐”

뒤이어 강력한 야당에 대한 주문, 즉 당 지도부에 대한 성토도 나왔다.

“지금 남재준 국정원장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관해 침묵하고 가만있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 주변에 ‘노’라고 얘기할 사람도 없고, 여기에다 야당의 비판과 견제까지 없으면 자칫 박근혜 정부가 전횡에 빠지게 될까 걱정이다. 내가 박근혜 대통령이라면 남재준 국정원장을 즉각 사퇴시켰을 것이다”

문 전 위원장은 요즘 언젠가 읽은 ‘진보란 병적인 자기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성찰의 일반 명사’라는 글귀를 늘 떠올린다고 한다. 내년이면 일흔 살이 되는 그에게는 ‘치매’만큼이나 두려운 것이 ‘편견’이기 때문이다.

“편견은 사고의 유연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늘 곤충과 같이 더듬이를 늘 손질하려고 노력한다”

‘곤충’을 설명할 때엔 자신의 머리에 더듬이가 있는 것처럼 두 손을 들어 비벼보이는 시늉도 했다.

노(老)정객의 ‘일신우일신(日新于日新)’이다. 모든 진보정치인이 그 같았으면, 아니 우리 정치인 모두가 그 같았으면 오늘의 정치 지금 같지는않을 듯 싶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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