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사태’가 정국을 ‘강타’하자 운동권 출신 현직 국회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밥솥폭탄을 만들자’는 발언을 했던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운동권 의원들마저도 ‘이건 아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에선 ‘과대망상’이란 진단이, 민주당에선 ‘수구 운동권’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과거 ‘좌파성향’의 운동을 했던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2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영원하리라고 믿는 그들은 ‘과대망상증 환자’다. 민족주의적 과거에 종속돼 결국 망할 수밖에 없다”며 “일종의 광신도들이다. 코드가 그렇게 돼버려 치료마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60년대 말 일본의 극좌 세력인 ‘적군파’를 언급하며 “(적군파는) 사회주의 이상 실현이 안되니까 테러와 비행기 납치 등을 했지만 결국 대중적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며 “통진당 이석기 그룹도 대중 정치적 영향력이 제약되면서 북한이 공격할 때 합심해서 테러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은 운동권 방식과도 다르다. 그냥 지하조직이다. 민족민주혁명당 간첩 사건 때와도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그 후 전향한 것도 아니고 그냥 그 때 모습이 이어져 온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운동권 출신 의원들의 비판 수위는 더 높았다. ‘웃기는 작자들’, ‘수구 운동권’, ‘시대착오적’이란 단어들이 쏟아졌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그냥 웃기는 작자들이다. 시대상황과 전혀 안맞는 생각들을 갖고 있는 것이 그들의 현재 모습”이라며 “과거에는 군부독재라는 ‘절대악’이 있어 그 악에 대항키 위해 어떤 저항의 모습이라도 정당화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 상황이 달라졌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에 다가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신 반대 운동으로 군에 강제징집됐던 우원식 의원은 “그들은 더이상 운동권이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동이란 그 시대에 국민들이 요구하는, 민중들이 요구하는 것을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 운동권이다”며 “이분들은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 진보가 아닌 ‘수구적 운동’이 그들의 현재 모습”이라 말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부의장을 지낸 ‘486세대의 맏형’격인 우상호 의원은 “제도권 정당에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대착오적이다. 민주주의가 정착되고있는 한국에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고 국민들이 용납하기도 어려운 상태”라며 “일부 왜곡과 과장이 있더라도 농담처럼 한 얘기 같진 않다. 정당 활동을 하는 사람이 술자리나 사석이 아닌 공식자리에서 저런 식의 발언을 했다는 것은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홍석희ㆍ백웅기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