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참여한 발의 법안들 살펴보니…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국회를 ‘혁명 교두보’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가 발의한 법안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 의원은 국가정보원 국내 파트 해체, 공무원 정당가입 허용 등의 법안에 서명했고, 영세 영상 제작사에 대한 지원법안 등을 대표 발의했다.가장 눈길을 끄는 법안은 같은 당 오병윤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정원법 전부개정안이다. 국정원을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 등 해외정보만 수집하는 ‘해외정보원’으로 전환하는 내용으로 사실상 국정원 해체를 뜻한다. 남북통일 관련 정보수집 업무는 통일부 산하 ‘통일전보원’을 신설해 이관토록 하는 내용이다.
지난 5월 12일 RO 모임에서 구속된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기무사나 정보기관 같은 경우 적색분자 리스트 3만, 5만명이 있다고 한다. 리스트에 있는 사람들은 지금 상황에서는 예전에 유대인 잡아가듯이 잡아가서 고립시킬 것이고, 그 과정에서 죽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참석자들은 ‘예비검속’ 운운하며 공안당국의 감시를 경계했다.
공무원이 정당이나 그밖에 정치단체 결성에 관여하거나 가입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삭제하는 법안도 주목할 만하다. 통진당 이상규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가공무원법ㆍ지방공무원법ㆍ정당법ㆍ공무원노조설립운영법 개정안이다.
5월 12일 모임에서도 구속된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국가기간시설 타격을 언급하면서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반드시 포섭하는 사업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간시설 대부분은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근무자들이 관리한다.
이석기 의원이 대표발의한 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도 야릇하다. 법안은 방송영상물 등 문화상품을 제작하는 독립제작사가 파산 등으로 인해 출연자, 작가, 스태프 등에 대해 인건비ㆍ출연료ㆍ수당 등 비용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해 건설하도급 대금 지급의무와 같이 제작 의뢰자에 지급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이다. 문화산업 양성 의도일 수도 있지만, 종북 관련 각종 홍보물과 영상물을 제작하는 일부 독립제작사도 혜택을 볼 수 있다. 이 의원이 설립해 운영했던 CN커뮤니케이션은 홍보, 영상물 등의 제작에도 간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방송통신발전법,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면서 종편채널에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금 납부를 면제한 것은 과도한 혜택이라며 이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통진당은 종편채널의 당사 출입을 막고 있다.
한편 이 이원이 참여한 총 61건의 법안은 민주당, 진보당 등 야당 의원들의 공동발의로 이뤄졌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