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화성갑 보궐선거 전략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출마가 무산된 이후 후속전략은 ‘갈팡질팡’이고, 모양새는 더욱 ‘어정쩡’해졌다.
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은 10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손학규 상임고문의 출마가 무산됐는데 총력전이라고 볼 수 있겠나. 구체적인 보궐선거 전략에 대해선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 내부적으론 아직 보궐선거 전략 이 설정조차 안됐고, 손 고문의 불출마 이후의 후속대응도 아직 ‘마련중’이라는 뜻이다.
민주당 오일용 화성갑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도 오는 13일에나 열린다. 오 후보측은 중앙당에 30명 지원 요청을 부탁했지만 아직 인력파견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10일 후보등록 때 당 지도부의 방문도 없다. ‘정세균계’ 인사 일부가 오 후보를 돕고 있을 뿐이다. 중앙당 차원의 ‘지원’이라 할만한 것이 없다는 얘기다.
반면 상대인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는 지난 9일 이미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오 후보가 이날 후보등록에만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에 비해, 서 전 대표는 이날 언론사 인터뷰 등 모두 4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선거운동, 중앙당 지원, 지명도 등에서 ‘전력(戰力) 차’가 확연하다.
민주당의 이같은 선거 전략 부재는 지도부의 애초 보궐선거 전략이 ‘묻어가기‘, ‘묻고가기’였던 것과 무관치 않다. ‘포항 선거’는 물론 화성갑 선거 역시 이기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당 지도부는 ‘총력전’ 보다는 조용하게 지나가자는 전략이었다. 김한길 대표가 뒤늦게 ‘손학규 구애’를 폈지만, 이미 ‘관성’이 돼버린 ‘묻어가기 전략’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손 고문 영입이 최종 좌절되자 ‘오일용 후보’ 정리가 선행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당 내에서 나온다.
대신 민주당은 ‘서청원 때리기’에 힘에 되레 힘을 더 싣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서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고 아들은 부정 특채 논란에, 딸도 외국인 학교 부정입학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민주당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우리나라 국민의 높은 정치 인식 수준을 믿는다. 부패 원조의 복귀아니겠느냐. 국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화성갑 선거 전략이라기보단 당 차원의 ‘국정 주도권 찾기 전략’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바꿔 말하면 화성갑 선거에 당 차원의 ‘총력전’을 펼치진 않을 것이란 우회적 표한으로도 해석된다.
홍석희기자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