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 회장 · 이석채 KT회장 등
與 반대속 野위원들 10명 추가채택 추진
신계륜 위원장 포함 野위원 1명 많아
양당 간사 합의 무산땐 표결 갈 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야당이 31일 종합감사에 이건희 삼성 회장 등 기업인을 무더기 증인으로 추가 채택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여당 의원은 반대지만, 야당 의원은 ‘표결’을 요구하고 있다. 환노위원은 15명으로 여당이 7명, 야당이 신계륜 위원장을 포함해 8명이다. 결국 증인채택 여부는 표결부의권과 캐스팅보트를 쥔 신 위원장에 달린 셈이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1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국감 실시 이전에 국감 계획서를 통해 이미 증인을 모두 채택했는데, 천재지변도 아닌데 추가 증인 채택은 어렵다”면서 “특히 환노위 첫날 국감엔 25명이나 증인을 불렀지만 밤 12시까지 신문이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나름의 추가 증인 요구로 여야 간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에도 김 의원은 “합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증인을 남발하면 국민이 정치권을 어떻게 보겠느냐”며 “개인을 윽박지르는 국회가 돼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환노위 야당 의원이 17일 발표한 추가 증인 명단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석채 KT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장 등 10명이다. 특히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삼성그룹의 노조 무력화 문건을 폭로하면서 이건희 회장의 증인 채택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야당 의원은 신 위원장에게 ‘표결’을 요구해둔 상태다. 이건희 회장이 고령으로 어렵다면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대신 출석해도 된다는 ‘수정안’도 꺼내놓았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 측은 “표결을 하더라도 추가 증인 채택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증인 출석 7일 전까지 증인 채택 여부를 확정하면 되는 터여서 24일 이전까지 여야 간사의 마라톤 협상이 예상된다. 하지만 여당 측이 완강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 야당 측 의원이 협의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할 경우 상임위원장 권한으로 증인 채택 여부를 표결 안건으로 상정할 수도 있다.
현재 신 위원장은 ‘간사 간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어서 이건희 회장 등이 추가로 증인에 채택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신 위원장 측 관계자는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있을 경우에만 표결 처리를 해왔던 것이 상임위 내 관행”이라며 “새누리당의 반대가 완강한 만큼 증인 추가 채택 결과를 예측키는 어렵다”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