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가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연말까지 남은 예산 및 입법 사안 등에 대해 야당의 협조를 구했다. 칼자루를 쥔 야당은 ‘즉답’을 피했다.
정 총리는 15일 오전 10시께 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예방한 자리에서 “예산도 있고 각종 현안들이 있는데 민주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해주시면 정부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원하면 당정협의를 한다든지 소통도 하고 노력을 다하겠다. 대승적 차원에서 좀 도와주시고 협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야당을 찾아오신 것 보니 때가 오긴 왔나보다. 입법과 예산은 조화와 타협을 통해 처리되고 통과되는 것이 정치다. 총리님 말씀대로 더 많은 설명과 대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어 “지난 총리 담화 때 우리 민주당이 요구한 과제에 대해 풀지 못해서 오히려 저희들이 대승적으로 담화를 좀더 발표해주셨으면 했다는 그런 생각이었다”며 “어찌됐든 정부 쪽에서도 단순히 청와대와 여당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국민을 좀더 바라봐야 한다. 그런데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보지 못하는 국민들과 야당의 목소리에 좀더 귀를 기울이고 좀더 존중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 임명 논의도 이날 테이블에 올랐다. 전 원내대표가 “문 후보자는 카드사용을 사적으로했고 이것으로 인해 본인이 ‘이 문제와 관련해 사실임이 드러나면 장관직을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다. 모든 TV가 생중계되는 과정 속에서 이야기 했다. 문 후보자에 대한 사퇴는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문형표 후보자 대해서 말씀하신 것에 대해선 제가 정확한 진상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한번 알아보고 조금 검증이 충분치 못한 점이 있었던 것 같은데 노력했었습니다만 조그만 실수다. 앞으로 충분히 각오를 달리 해서 전념할 수 있는 부분 있다는 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20여분동안 이어진 대화 내내 정 총리는 ‘도와 달라’, ‘협조 부탁’, ‘최선 노력’ 등을 언급했고 급기야 ‘읍소(울면서 호소)’라는 말까지 꺼냈다. 정 총리는 “정부가 할 수 있는 협조나 야당에서 원하는 사안은 최대한 해보도록 하겠다. 제가 아직은.. 도와주셔 달라”고 말했고, 전 원내대표는 “좋은 말씀만 못드려서 한편으로는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답했다. 정 총리는 이어 “읍소의 자리(가 되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웃었고, 전 원내대표도 “어렵지만 저희도..”라며 웃으며 답했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