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한국을 방문,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1박2일 일정에 들어간다. 한·미 정상이 이번에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현안은 그야말로 산더미다. 그래도 압축해 보자면 북핵억제, 한·일관계, 원자력협력협정,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한국의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가입 정도로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화급한 건 북핵이다. 4차 핵실험의 강행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니만큼 밀도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양국간 안보 공조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점을 북한에 각인시켜 잘못된 선택을 하지 하지않도록 압박수위를 높이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서지 않도록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 북한핵 사태를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식 경제제재나 유엔 결의는 그 해법이 되지 못한다. 한미 정상은 보다 실효적 압박 수단을 찾는 한편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 수 있는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금 한·일 관계는 개선의 기미 커녕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1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의 봄 제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직접 가진 않는 꼼수를 썼지만 참배나 다름이 없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일 방문을 계기로 추진한다는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의 앞날마저 어둡게 하는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주요 외교 어젠다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이 역사문제로 주변국들과 분쟁을 계속하는 것은 자신 뿐만아니라 미국의 이익에도 큰 해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말해야 할 것이다.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도 결론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에 대응하려면 2015년 12월까지인 전환시기의 재연기는 불가피하다. 원자력협정 역시 적어도 일본수준으로 개정돼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이 한·미간 산적한 현안을 건설적으로 풀어갈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