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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세월호법 여야 약속대로 국회서 처리해야
여야 원내대표가 어렵게 합의한 세월호특별법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세월호 유족들과 새정치민주연합 일부 강경파들이 협상 결과에 강하게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새정치연합 의원 46명이 성명을 내고 전면 합의 파기와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반대파는 박영선 원내대표 지역구 사무실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박 원내대표도 “논의할 구석이 조금은 남았다”며 추가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7일 여야간 세월호법 협상 타결은 모처럼 정치력이 돋보였다. 정치는 한마디로 협상과 타협이다. 여야가 협상을 진행하면서 100% 만족하는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 가져오는 게 있으면 마땅히 내 주는 것도 있어야 한다. 이번 협상만 해도 야당은 특별검사 추천권을 양보하는 대신 진상조사위원에 유가족 추천자 3명을 포함시키는 성과를 얻었다. 조사위에 수사권은 물론 기소권을 줘야 한다는 당초 요구에 비해서는 미흡하지만 그만하면 유가족 입장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 세월호법의 취지는 진상을 밝히자는 것이지 한풀이식 처벌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조사위에 주는 것은 법 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다. 아무리 세월호법이라지만 법체계를 넘어설 수는 없지 않은가. 협상 타결 이후 실리는 야당이 챙겼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더 안타깝고 답답한 것은 야당 지도층 인사들의 행태다. 대통령 후보를 지낸 정동영 상임고문은 노골적으로 “의원총회에서 합의를 무효화하고 재협상을 결의해야 한다”고 군불을 지폈다. 직전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도 “유족들이 반대하는 특별법에 반대한다”고 재협상을 요구했다. 소속 정당의 대표가 가져온 협상 결과물이 자신들의 이해와 다소 맞지 않는다고 이런 식으로 뒤집는다면 누구도 그들을 신뢰할 수가 없다. 이런 행동과 발언들은 일부 극단적 세력의 지지를 받을지는 몰라도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다. 지난 7ㆍ30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이 참패한 것도 이같은 불신에서 초래된 것이다.

이제는 세월호에서 빠져나와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정치권도 경제와 민생 살리기 법안 처리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언제까지 세월호 타령을 하며 시간만 보낼 수는 없다. 야당은 정국 정상화의 발목을 잡지 말고 약속대로 세월호법을 처리하기 바란다. 아울러 여당도 국조특위 증인채택에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 진상을 밝히는 데 필요하다면 김기춘 비서실장이 아니라 대통령도 증인으로 내세우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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