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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판용) 포럼)전통주로 농산물 가치 올리고 음식문화도 수출하자 -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술의 고유한 우리말은 ‘수불’이다. 술이 익는 중에 부글부글 끓는 것을 보고 물에 불이 붙는다고 해서 수불이라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래서일까. 술은 물이지만 마시면 불이 된다. 음과 양의 조화가 가장 잘 빚어진 인류의 음식, 바로 술이다.
특히 우리나라 전통주는 달콤한 감칠맛과 쌉싸래하면서도 알싸한 맛이 경쟁력이다. 전 세계적으로 알릴 가치가 있는 귀중한 문화자산이다. 하지만 우리 전통주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1916년 주세를 걷기 위해 가양주(家釀酒) 제조금지령이 내려지면서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300여 종이 넘던 우리 술이 하나 둘 사라지게 되었다.
이후 ‘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전통문화의 계승ㆍ보전 차원에서 전통주 기능보유자가 지정되면서 전통주 재기의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 꽃을 피워야 할 때다.
최근 주말동안 짬을 내어 전통주 만드는 현장을 방문했다. 전통주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쌀 소비를 촉진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농촌경제가 자생력을 갖추고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농산물의 고부가가치화인데 전통주야말로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다. 또한 쌀 뿐 아니라 보리, 과일 등 다양한 농산물을 원료로 활용할 수 있어 농업과 식품의 상생을 위한 주요 모델이 된다.
유럽의 와인이나 일본의 사케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주류가 바로 전통주다. 각각의 술에는 어울리는 음식과 문화가 있기 마련이어서 술문화를 전파하면 자연스레 그 나라의 전통음식도 함께 알려지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동경올림픽 이후 1970년대 초 미국에 사케와 스시가 들어가면서 일식과 일본문화가 미국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고급스런 일식집을 드나드는 사람은 미국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일본 제품을 고급으로 인식시키는데 큰 몫을 했다. 일본문화를 세계에 먼저 알린 것은 사케와 스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나라의 전통 술과 음식은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정부는 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조선시대까지 술은 지방마다 그 지역의 원료나 전통적 손맛으로 빚어 우리 전통 생활문화의 요체인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담당했다. 이 점에 착안해 전통주를 국내외 정부 행사에서 건배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전통주의 건배주 조례 제정ㆍ시행에 협조를 구할 생각이다. 또 전통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록한 ‘대한민국 전통주 건배주’ 안내서를 발간, 배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통주 산업 범위 확대, 통신 판매처 및 용기 제한 등과 같은 유통상의 규제를 완화해 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전통주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
현재 ‘대한민국 우리술 대축제’, ‘우리술 품평회’, ‘막걸리의 날’ 등 전통주의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또한 수출 확대를 위해 막걸리를 국제식품규격(CODEX)으로 지정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전통주 규제개선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전통주 제조업체의 품질관리를 지원하는 등 우리 전통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힘을 쏟을 계획이다.
우리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차별화된 식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다채롭고 향기로운 우리의 술. 우리 전통주 산업의 활성화는 농업의 부가가치를 놓이고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를 살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 국민, 더 나아가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술이 되는 날이 곧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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