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회는 지난 8월 76년만에 에너지 개혁을 위한 헌법 개정에 이어 에너지, 전력 등 개혁 입법을 마쳤다. 8월 휴가철에도 심야 회의를 통해 각종 개혁법안들이 합의에 이른 것. 이에 따라 향후 멕시코에는 심해유전개발, 석유화학, 정유설비 등 에너지 분야의 획기적 투자 증대가 예상된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임금, 에너지 가격 등 생산비용이 증가하면서 다국적 기업의 중국 탈출이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하며, 5년 안에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 소비가 급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멕시코 산업계는 중국으로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다시 미국 인근인 멕시코로 되돌아오는 현상을 ‘니어쇼어링(Near-shoring)’이라며 반기고 있다. 이같은 기조에 힘입어 아직 경제 회복이 더딘 멕시코 시장에 2015년 이후 회복의 바람이 불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는 것이다.

우리 경쟁국들의 멕시코 진출도 최근 활발하다. 일본은 멕시코와 10년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누리면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분야에서 멕시코 생산거점 진출 투자가 급증해왔다. 일본무역투자진흥기구(JETRO) 멕시코사무소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대(對)멕시코 투자는 지난 2012년부터 두 배 이상 급증하기 시작해 2013년 말 총 투자금액은 76억달러에 달한다. 주로 닛산, 도요타, 혼다, 마쓰다 등 일본 완성차 및 자동차부품에 대한 투자다.

독일도 자동차 분야에서 멕시코 투자가 활발하다. 아우디는 멕시코시 인근 지역인 프에블라에 약 13억달러를 투자해 2016년 생산 목표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15만대 생산 공장 투자를 발표했다.

BCG가 향후 중국을 대체할 제조업 스타 국가로 멕시코를 선정한 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간 우리나라는 멕시코 시장을 단순 수출시장 위주로 평가해 왔지만 제조업 강국으로서의 기량을 갖추면서, 이제는 중국처럼 부품수출과 연대된 수직분업 체제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멕시코와 중남미 시장에 대한 우리의 근본적인 시각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히 에너지, 전력, 석유화학 분야의 시장 기회는 멕시코 산업 성장의 주요 기회 요인으로 부상하면서 우리 기업의 사업 확대가 필요해졌다. 중국 에너지 기업들은 이미 중남미에서 에너지부분 집중 투자를 진행해 오면서 멕시코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준비해왔다.

석유 및 가스 등 에너지의존형 경제 구조를 가진 러시아도 국영에너지 기업들을 앞세워 중남미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중남미 시장의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고 언급 한 후 정부적 차원의 진출기반 닦기에 주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 경제계도 멕시코 등 중남미로의 단순 수출위주 시장 관리에서 나아가, 밸류체인까지 깊숙이 연결되는 윈윈(WIN-WIN)하는 시장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경제가 살아나고, 멕시코 에너지 혁명이 불면서 미주 대륙은 새로운 형태의 사업장으로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