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상징적 존재인 소녀시대의 균열은 한 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 미국 ABC방송 출연을 정점으로 한류 아이콘으로서의 그녀들의 역할은 후배들에게 넘겨지는 분위기다.
물론 제시카 한 명이 그룹에서 떨어져 나간다해도 소녀시대는 유지될 수 있다.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는 전례를 여럿 갖고 있다. 가깝게는 올 봄 그룹 엑소의 멤버 크리스 탈퇴가 있었고. 멀게는 그룹 ‘동방신기의 반란’이 있다. 동방신기의 경우 멤버 셋이 빠져 나갔는데도 같은 이름으로 10년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걸그룹인 소녀시대는 다르다. 가요계 많은 사례가 보여주듯 남성그룹은 10년, 20년이 지나도 존재감을 지니지만 걸그룹은 해체가 수순이다. 아닌게 아니라 소녀시대는 올해 멤버들이 주루룩 열애설에 휩싸이면서 그룹 활동을 얼마나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아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소녀시대 멤버 전원이 7년 전속계약이 만료되기전 재계약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건재함을 알렸다.이는 불과 한달 만에 뒤집어졌다.
제시카의 탈퇴와 관련한 진실공방은 여러 의문점을 남긴다. SM측은 “올 봄 제시카가 본인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당사에 앞으로 한 장의 앨범활동을 끝으로 팀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알려왔다”며, “제시카의 갑작스런 이야기에도, 당사와 소녀시대 멤버들은 소녀시대를 위해 좋은 방향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고민해 왔다”고 밝혔다. 8월 재계약이 실제로 이뤄졌는지조차 의구심이 이는 대목이다.
양측은 소녀시대 활동에 대한 우선순위에 대해서도 엇갈린다. 제시카는 그룹 활동에 우선 순위를 두고 활동해왔는데도 퇴출당했다는 입장이고, SM측은 조율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시카가 패션 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팀을 유지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SM으로선 제시카의 패션사업이 소녀시대, SM과 시너지를 이룰 지에 대해 저울질을 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결별 다툼이 SM에서 반복되는 데 있다. 더욱이 SM은 이번 사태에서 소녀시대의 변화를 일정부분 숨기기까지 했다. 제시카의 신상 변화가 봄부터 예정돼 있었는데 이를 가렸다. SM은 코스닥 상장사다. 아티스트의 변화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대형연예기획사들이 덩치는 커가고 있는데 윤리의식이나 시스템은 걸음마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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