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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우산혁명
[헤럴드경제=이해준 선임기자]중국은 국토 면적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국가임에도 시간은 베이징 표준시간이 맞추어져 있다. 베이징에서 수천km 떨어진 서부 신장위구르 지역이나 시장(티벳)자치구를 여행하다 보면 그 시간이 얼마나 무지막지하고 어처구니 없는지 절감하게 된다. 겨울철에는 특히 심하다. 이곳에서는 오전 7시나 8시가 돼도 캄캄한 한밤중이다. 베이징에는 이미 해가 떠 아침을 맞았겠지만 여기선 오전 10시 가까이 돼야 해가 뜬다. 베이징과의 시차가 2~3시간 나지만 시간을 거기에 맞추어 놓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표준시간 정책은 50여개 민족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다민족국가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치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언어와 풍습, 문화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일체성을 주입하며 끊임없이 ‘통일중국’의 위대함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1959년 수십만명의 희생자를 낸 티벳대학살을 포함해 중국에서 소수민족 갈등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홍콩은 1842년 1차 아편전쟁 직후 영국의 식민지가 된 후 오랜 식민통치기를 지나 1997년 중국에 반환됐다. ‘하나의 나라에 두 체제’를 적용한다는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에 입각해 홍콩특별행정구의 지위를 부여했지만, 자유와 민주주의 확대를 두고 지속적인 갈등을 빚어왔다. 최근 홍콩을 뒤흔들고 있는 대규모 민주화 시위는 이러한 갈등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그 기저에는 대륙을 단일하게 통치하려는 중국 정부의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우산혁명’이라고 불리는 이번의 홍콩 민주화 시위가 1주일을 넘기면서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지만, 그 인식의 변화가 없는 한 언제든 다시 터질 폭발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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