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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이형직> 떠오르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최근 중국 현지신문에서 자주 보는 키워드는 ‘실크로드’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동남아 4개국 순방에서 보여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건설에 대한 야심찬 계획은 국제 정치ㆍ경제계 인사들의 많은 주목을 이끌어 냈다. 30억명의 인구와 시장을 통합하는데 필요한 해상 교역로 구축, 경제문화협력 추진에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산동성, 절강성, 복건성, 광동성, 광서성과 같이 중국 연안에 위치한 지방정부들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거점으로 부상하고자 경쟁적으로 정책 설명회와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물류 인프라 정비를 위한 각 지방 국유기업의 항만 개발 프로젝트 설명회도 우후죽순 열리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중국 주식시장에서는 이른바 실크로드 관련주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광동성 정부는 지난 10월 31일 동관에서 개최하는 21세기 해상실크로드 박람회에 한국기업 및 국내 유관기관을 유치하고자 코트라 및 광동성 진출 한국 대기업들에게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이 한국을 해상 실크로드 구축의 전략적 주요동반자로 생각한다는 점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실크로드와 같은 경제벨트의 중심거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3가지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규모를 갖춘 매력적인 시장, 대규모 산업시설, 물류 및 전시인프라가 그것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광동성은 이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 남한 2배의 면적에 1억30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인구,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우수한 산업클러스터, 중국 대외무역의 25%를 소화하고 있는 물류인프라와 아시아 최대규모의 전시인프라 등이다. 추후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시대의 거점역할 수행과 광동ㆍ홍콩ㆍ마카오 경제자유무역지대 탄생과 맞물려 이 지역은 중국 개혁개방 이후의 볼 수 없었던 경제 대약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이러한 구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경제적 차원에서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중국 내 수출플랫폼이 대폭 확대될 것이다. 중국 광저우에서 매년 2회 열리는 캔톤페어는 현재 국내기업이 중국의 수출플랫폼을 활용해 제3국으로 진출하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기업들은 동 전시회 참가를 통해 세계각국에서 방문하는 우량바이어 20만명과 상담을 할 수 있다. 계약 성사 대상은 대부분 중국바이어가 아니라 아세안, 유럽, 중동 바이어다. 해상 실크로드의 활성화로 아세안, 중동, 아프리카 시장의 통합이 심화되면 중국내에서 중국시장과 제3국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와 플랫폼이 많아질 것이다.

아세안,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중국 내 수출플랫폼이 21세기 해상실크로드 구축 프로젝트가 가동되며 그 규모를 더해가고 있다. 우리가 중국 전시회 중 중국시장과 제 3국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전략전시회를 발굴하고 중국정부의 무역플랫폼 확대 정책을 눈여겨 봐야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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