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과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국회는 이 광주학생운동을 기념해 11월3일을 학생의날로 제정했다. 하지만 독재정권에 항의하며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자 박정희 정권은 10월유신 직후인 1974년 학생의 날을 폐지했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이날을 전후로 민주화 시위를 벌이고 학생의날 부활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결국 학원민주화 직후인 1984년 학생의날이 부활했으며, 2006년 이를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변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학생, 그리고 젊음은 순수와 열정의 표상이며, 한국에서 학생은 국가와 민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사회를 일깨우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 이들은 입시와 스펙, 취업과의 전쟁에 젊음의 열정을 바치고 있다. 젊은이의 열정과 기개가 사라지면 그 사회의 건강성과 역동성도 시들어버린다. 그것을 되찾는 것은 우리 사회의 몫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학생들과 젊은이들의 몫이다.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박제된 이 날의 의미를 되찾는 것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이해준 선임기자/hj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