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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줄줄 새는 농업보조금, 農政 근본부터 다시 짜라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부터 3회 이상 농업보조금 부정수급시 지원대상에서 영원히 제외하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키로 하고 관련 규정 개정에 나섰다. 줄줄 새는 농업보조금 문제를 차단키 위해서다. 부정수급 금액에 따른 지원 기한 제한방식을 고쳐 아예 부정수급자는 보조금을 다시 받을수 없도록 초강경 조치에 들어간 것이다. 또 보조금 지원 관리체계를 개선, 보조금이 지원된 시설에는 부기등기제도를 도입하고 보조금 집행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한 눈에 볼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키로 했다. 도를 넘어선 농업보조금 빼 먹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자는 취지다.

농업보조금 수급비리는 지난해만 해도 1527건에 이르는 등 고질적 병폐가 된지 오래다.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썩을 대로 썩은 비리의 대표적 사례다. 여기에는 농민과 농업법인,시공업체가 결탁해 이중계약서를 작성하고 공사비 부풀리기, 위조서류 작성 등 온갖 법죄 수법이 동원된다. 이번에 부정수급 결탁자인 시공업자까지도 보조금사업 참여를 제한한 것은 만시지탄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정도로 만연한 보조금 부정수급 문제가 근절될지는 의문이다. 보조금 불법과 부정, 편취를 부추기는 일부 세력이 농민은 물론 시ㆍ군ㆍ구 공무원과 결탁돼 있고 혈연이나 지연, 학연 등으로 묶여 있는 농촌토착 비리다. 근본적인 치유가 쉽지 않고 독버섯처럼 기생하고 번지는 이유다. 게다가 농촌 지원 및 보조금에만 의존하다보니 본래의 농업 발전과 농촌 활성화에는 관심이 없다.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노력이 식어가는 반면 지원에만 눈이 멀고 기웃거리는 풍토다. FTA체결 때마다 더해진 농업보조금 지원규모가 40조원대를 넘었지만 농촌이 더욱 피폐해진 원인도 여기에 있다.

농촌을 살리기 위한 농정 정책부터 다시 짜야 한다. 커피 한잔 값이 최고 8000원에 달하지만 일년 농사의 열매인 배추 한포기 값은 900원에 불과한 현 농업 정책의 반성과 혁신이 먼저다. 아울러 주민의 자발적 참여 조직을 먼저 활성화하고 지역 가용자원을 재발견해 모두 가동시키는 노력부터 전개해야 한다. 주민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발전 동력이다. 주는 것도 좋지만 제대로 사용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마을단위로 외부 타당성 검증단부터 만들고 합리적인 보조금 집행 관리감독체계를 구축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게 농촌을 바로 세우는 첩경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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