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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무상 급식ㆍ보육 논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라
무상(無償)급식과 누리 과정 예산을 둘러싼 시ㆍ도 교육청과 지자체, 정부간 책임 공방이 치열하다. 홍준표 경남지사발(發) 무상급식 예산 중단 파장이 전국으로 확산되더니 이번에는 전국 교육감들이 어린이집 보육료 전액을 내년도 예산에 편성하지않기로 결의해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국회에서도 여야간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다.

무상 교육 파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나라 곳간과 교육재정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상교육복지를 서둘러 시행한 결과다. 무엇보다 지난 몇 년 동안 진보 성향의 교육감과 전ㆍ현 정부가 무리하게 무상복지를 늘린 탓이 크다. 무상급식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부유층 자녀까지 공짜 점심을 주느라 올해 2조 6239억원의 예산을 집어삼켰다. 4년 전 5631억원이던 예산이 5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블랙 홀처럼 예산을 빨아 들이다 보니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 모두 감당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였던 누리과정도 마찬가지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3~5세 영유아들에 대한 보육 지원은 저출산과 육아, 여성 사회활동을 감안하면 그럴 듯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비용이다. 지난해 2조1000억원, 올해 3조9000억원 등 예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를 위해 전국 교육청이 지방채 발행으로 진 빚만 3조원이다. 예산 확보없는 복지 확대는 결국 빚잔치에 불과할 뿐이다.

차제에에 무상 급식과 보육에 대한 원칙과 범위부터 다시 정해야 한다. 정치권과 정부는 무상 교육 복지 확대 시행이 포퓰리즘이었음을 인정하고 실효성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무상급식은 단계적 지원 원칙아래 우선 유상과 무상을 병행 실시해야 하는 게 맞다. 공약만 해놓고 예산은 지방교육청으로 미룬 박근혜 정부도 사과해야 한다.

일선 교육청은 돈이 없다고 아우성만 할 게 아니라 재정 낭비 요소는 없는지 꼼꼼히 살피는 게 도리다. 잦은 외유성 해외연수는 물론 복지포인트 남발, 교육사업비의 방만한 운용 등 손을 볼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2010~2013년 초중고생 수는 63만1229명으로 8%가 줄었지만 교원은 1만4210명으로 되레 2.6%가 늘었다. 인건비 예산이 26조3483억원에서 31조1344억원으로 무려 18% 늘어났다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준다. 국민도 잠시 달콤함에 취해선 안된다. 결국 국민이 감당해야 할 혈세임을 직시해야 한다. 복지는 한번 시작하면 줄이기가 쉽지 않다. 소를 잃었다면 지금이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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