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만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 사장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중국 내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거 사업을 하다가 실패해 자살 시도까지 했다가 재기해 중국을 찾은 사업가, 뇌출혈로 중국사업장을 그대로 놓고 귀국해 중국에서 신용불량이 된 사람도 있다.
이 모든 중소기업 대표들로부터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바로 파트너 발굴에 대한 절실함이다. 중국의 2선 도시인 후난(湖南)성 창사(長沙)까지 방문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고자 하는 중소기업 사장들의 열정어린 모습은 간절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하다.
이런 절실함은 우연을 필연으로 바꿀 수 있다. 2014년 중국 2선 도시인 창사에서 우리 기업의 짝꿍을 찾아준 두 번의 사례가 있었다.
첫 번째는 중국 측에서 간절히 찾기를 원하는 아이템을 생산하는 한국기업을 찾아준 경우다. 최근 중국 환경관련 Z기업의 요구로 국내 프로젝트 협력 파트너와의 미팅을 성사시킨 바 있다. 이 중국기업은 대외 인지도가 높은 기업이었지만 자신들의 프로젝트 파트너로 한국기업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히 코트라의 글로벌 파트너링 행사에 참여한 바이어를 통해 해당 중국기업이 기술 협력을 필요로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코트라는 관련 기술을 가진 한국 기업을 찾아 현장 조사 및 기술 확인을 진행했다. 그리고 6개월 이상 노력한 결과 마침내 코트라 창사무역관 사무실에서 최초 계약서에 사인하는 광경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200억원 이상 규모의 사업을 발주한 후 상기된 얼굴로 얘기하는 중소기업 사장의 모습을 보며 코트라의 존재 이유를 다시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코트라에서 진행하는 무역사절단에 참여한 한 IT기업을 후난성 최대 유통기업에 소개시켜준 경우다.
쇼핑몰에 입점할 한국기업을 찾아달라는 바이어에게 코트라는 오히려 쇼핑몰에 설치할 수 있는 주정차 컨트롤시스템 제조기업에 대한 안내 책자를 건넸다. 비록 뜬금없는 제안이었지만 쇼핑몰 개발 담당자는 IT기술을 접목한 해당 시스템이 중국측 파트너사에서 신규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자사 관련부서 담당자에게 자료를 전달했다. 결과적으로 중국기업은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인정하게 됐다. 이 회사는 한국 중소기업이 설치 및 운영하고 있는 현장을 조사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 6명을 지난 10월 말 급파했다.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직원 한 명 없는 국내의 한 작은 중소기업이 매장수만 400여개가 넘는 후난성 최대 유통기업의 신규 쇼핑몰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한 8부 능선을 넘고 있는 것이다.
기업도 개인들처럼 ‘우연’한 계기로 하늘이 점지해 준 파트너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우연이란 것은 말 그대로 사람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요인이 아니다. 그러나 중국 최고의 파트너 기업과의 만남을 위해 중국 내륙시장까지 찾아오는 우리의 중소기업 사장들의 열정과 절실함을 바탕으로 더 많은 대한민국 중소기업들이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필연’적으로 생겨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