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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또 불거진 출제오류, 평가원 무능의 끝은 어딘가
양호환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장은 2015 수능이 치러진 13일 “지난해 빚어진 출제 오류를 막기 위해 출제위원과 검토위원들의 워크숍을 강화했고, 출제 근거자료를 정확하게 확보했으며, 검토요원의 수도 증원해서 세밀한 검토가 이뤄지도록 조치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 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 쏟아지고 있는 수능 문제 이의제기 글을 보면 도대체 무슨 노력을 했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특히 ‘영어 영역’ 25번 문항은 누가 봐도 오류가 자명한 데 200여 명의 전문가가 여섯 차례의 검토과정 속에서도 걸러내지 못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영어 25번 문항은 2006년과 2012년 미국 청소년이 소셜 미디어에 어떤 유형의 개인정보를 공개했는지를 나타내는 도표를 보고 틀린 보기를 찾는 문제다. 평가원은 명백히 틀린 4번을 정답으로 제시했으나 이의신청자들은 ‘휴대전화 공개율이 2%에서 20%로 18% 올랐다’는 5번도 틀렸으므로 복수 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 수치 차이를 비교할 때에는 ‘%포인트’ 단위를 써야 한다는 게 주장의 요지다. 2%에서 18%가 증가하면 2%의 18%인 0.36%가 더해져 2.36%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평가원은 퍼센트와 퍼센트 포인트 라는 기본적인 개념부터 혼동하는 실수를 저지른 셈이다. 과학탐구 영역의 ‘생명과학Ⅱ’ 8번 문항도 평가원은 보기 안에 2개의 옳은 것이 있다는 입장이고, 이과생 이의신청자들은 옳은 것이 1개 밖에 없다는 주장을 하고있다.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 자체가 틀렸다는 것이다. 이 문항은 교사와 교수들의 의견도 갈리고 있어 논란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65만 수험생들의 인생 진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수능에서 출제오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만에 하나 오류가 발생한다면 그 대응은 신속하고 정확해야 한다. 교육계와 학자들이 해야 할 일을 지난해 세계지리 8번 문제 오류 사건 처럼 또다시 판사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작년에도 정답 시비가 제기됐을 때 곧바로 오류를 바로잡았다면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같은 일이 재연되지 않도록 신속하고 명쾌하게 해결해 주기 바란다.

교육당국은 출제오류가 재연되면서 수능을 총괄하는 교육과정평가원의 무능과 무책임성에 대해 국민적 인내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자각해야 한다. ‘8억 파스타’ 로 대변되듯 국민 혈세를 펑펑 쓰면서도 해마다 ‘물 수능’과 출제 오류 논란을 불러일으킨다면 더이상 존재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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