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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국 성장전략 G20 중 1위 평가는 덕담일 뿐이다
8박9일의 숨가뿐 외교 일정을 끝낸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저녁 귀국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례적으로 스탠딩 브리핑을 했다. 박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서 장시간 설명에 나선 것은 지난 1월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 이후 10개월여 만이라고 한다. 순방 성과에 대한 자신감이 기자들과의 소통에 직접 나선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순방 성과에 고무된 데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토대로 한 한국의 성장전략이 G20 회원국 가운데 1위라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가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가 제출한 성장전략이 계획대로 이행된다면 2018년 GDP는 약 60조원(현 추세 대비 4.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G20 전체 GDP가 2018년에 약 2조 달러(현 추세 대비 2.1%) 늘어난다는 분석을 고려하면 한국의 성장률이 평균을 크게 웃도는 점을 알 수 있다는 게 최경환 부총리의 설명이다.

그러나 정작 ‘한국의 성장전략이 G20 가운데 으뜸’이라는 평가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한국인은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IMF와 OECD의 덕담 보다는 오히려 내부의 쓴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형편이다. 박 대통령의 기내 브리핑에 앞서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한국 경제의 4가지 경고음’ 자료를 통해 성장잠재력 저하, 중국 등 거대시장의 심상찮은 조짐, 엔저와 중국에 낀 제조업 위기, 노사간 손발이 맞지 않은 산업현장 등을 위기론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한국 경제 상황이 고장 난 자동차와 같다. 엔진이 덜덜거리는데 도로에서 차가 멈춰 서면 손쓸 방도가 없다. 지금 당장 수리를 맡기든지, 새 차로 갈아타든지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한국 모든 경제 주체의 빚이 국제기구의 채무부담 임계치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의 GDP성장률이 2018년 4.4%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은 도상계획일 뿐이다. 우리 경제는 2011년 이후 지난해 까지 3%대 이하의 장기 저성장 국면에 갇혀 있다. 내년 성장률도 잘해야 3.6~3.8%에 머무를 것이란 예측이다. 덕담 수준의 국제기구 평가에 도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권 원장 말대로 이 대로 멈춰서지 않으려면 전면 수리(규제개혁) 하든가 새 차(신수종산업, 서비스산업 진흥 등)가 필요하다.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위한 경제주체들의 사회적 대타협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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