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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OPEC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주요 산유국 협의체다. 설립 주도국은 이라크로, 석유부호 계모임 성격의 전략적 결성체가 더 어울린다. 1950년대 중동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대유전이 발견돼 공급과잉이 되자 1960년 이라크가 핵심 산유국 총책들을 초청해 단합을 과시한 게 출발이다. 창설 멤버는 이라크·이란·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베네수엘라 등 5개국. 지금은 알제리·앙골라·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까지 합류해 12개 회원국이다. 

OPEC의 파워는 막강하다. 초기 가격 카르텔이 1973년 1차 오일쇼크를 일으키더니 원유가격 상승을 전제로 한 생산량 조절을 지상과업으로 하는 생산 카르텔로 변신하면서 영향력은 더 커졌다. 가공할 오일달러를 앞세워 사막을 첨단국토로 개조하고, 넘쳐난 달러를 ‘핫머니’로 굴려 세계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한다.  



그런데 OPEC이 이상하다. 몇 달 새 유가가 30% 폭락하자 생산량 조절(감산)을 놓고 연일 파열음을 낸다. 1위 산유국 사우디는 미국의 셰일가스를 견제한답시고 저유가를 고집하며 감산에 불응이다. 세계경제 침체가 사태를 촉발했고,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산유국의 배를 불려 준 미국이 대량 매장된 석유대체물인 셰일가스로 에너지 자급자족을 호언하자 상황이 더 꼬였다. 게다가 시리아 사태 등 분쟁 리스크도 더 이상 약발이 없다. 

국제유가 70달러 시대다. OPEC은 비명인데 원유수입국은 쾌재다. 저유가 추세는 더 뚜렷하다. 이미 웬만한 수입국 국내총생산(GDP)은 1.0% 포인트 이상 올랐을 법하다. 에너지 연동 생산원가 절감은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이어져 소비촉진을 부르고, 소비증가는 또 생산증대로 이어져 고용촉진을 가져온다. 경제의 선순환 구조다. 원유 100% 수입국인 한국,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황해창 선임기자/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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