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디자인포럼2014’가 2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막을 올렸다. ‘디자인이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2011년 출범한 헤럴드디자인포럼은 이제 그 질과 양에서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고의 디자인 축제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가 됐다. 실제 헤럴드디자인포럼이 국내 관련 산업에 미친 영향은 실로 컸다. 그동안 디자인 산업의 세계적 흐름은 물론 인식과 가치의 변화까지 담아내고 전파하는 매개 역할을 해왔다. 특히 국내 유일의 디자인 구루들의 지식 콘서트로 신진 디자이너들이 느끼는 감동과 자극은 우리 디자인 산업의 풍부한 자양분이 됐을 것이라 확신한다.

디자인의 영역은 끝이 없다. 산업적 측면을 강조하는 차원을 넘어 이제 일상 전반에 걸쳐 영향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먹고 일하고 휴식하는 그 하나 하나가 연관되지 않은 게 없을 만큼 디자인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경제와 사회가 발전하면서 기업들에 요구하는 것처럼 디자인의 사회적 책임이 부쩍 부각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헤럴드디자인포럼이 올해의 주제를 ‘디자인 스펙트럼, 그 무한의 영역’으로 정하고 디자인의 확장성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펼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건축, 산업, 패션, 도시와 조경, 아트토이, 푸드 6개 세션으로 나눠 각 분야 최고 거장들이 관객들을 만났다. 매 세션마다 열기가 뜨거웠지만 음식을 디자인의 차원으로 끌어들인 야심찬 시도는 특히 눈길을 끌었다. 디자인의 확장성이 얼마나 무한한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가 서울시가 주관하는 ‘서울디자인위크2014’의 핵심 행사로 열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더욱이 디자인의 메카로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한 DDP에서 진행된 것도 상당한 상징성이 있다.   

디자인에 대한 가치와 평가는 빠르게 달라지고 있지만 정부 정책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디자인 관련 예산만해도 그렇다. 2012년의 경우 지금의 산업부 전체 연구개발 예산 4조7000억원 가운데 디자인  예산은 1%도 안되는 312억원에 불과했다. 디자인을 보는 정부의 시각이 그 정도다. 디자인이 이바지하는 경제적 부가가치는 70조원 가량으로 국내총생산(GDP)의 5.5%에 이르지만 대우는 형편이 없다. 이런 인식으로는 디자인이 경쟁력인 시대를 버텨낼 수 없다. 디자인포럼이 정부의 디자인 마인드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