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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고> 일학습병행제와 취업시장의 불균형 해소…
박종수 금융투자협회 회장 우리나라 고용시장에서는 현재 구인난과 취업난이 동시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취업을 원하는 젊은이들은 좁은 취업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해외연수, 자격증, 인턴십, 봉사활동 등 스펙을 쌓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실정이다.

인력을 찾는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 확보가 갈수록 어렵다고 호소한다. 사회적으로 고(高)스펙을 갖춘 구직자들은 넘쳐나는데 정작 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수급은 왜 어려워지는 것일까. 취업준비생들이 갖추려고 갈망하는 스펙과 기업이 원하는 실무형 인재 사이의 광범위한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취업을 원하는 사람과 고용주인 기업간의 이 같은 간극을 메우기 위한 대안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것이 ‘일학습병행제’다. 일학습병행제는 기업이 전문인력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취업준비생을 먼저 채용하고, 정부 예산으로 실무교육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 제도를 시행하는 기업의 신입사원은 별도의 스펙이 없었더라도 국가직무능력표준을 기반으로 한 현장교육(OJT)과 현장외 교육(Off-JT)을 받음으로써 실무 중심형 인재로 성장할 기회를 갖게 된다. 기업은 실무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신입직원 교육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일학습병행제가 정착되면 현재 취업준비자의 가계 부담이 되는 스펙 쌓기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게된다. 기업으로서도 스펙을 토대로 취업자를 선택하는 관행을 벗어나 실무형 인재 양성을 통해 우리나라가 능력중심 사회로 변화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월 금융투자협회는 정부로부터 금융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일학습병행제 추진 교육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협회는 금융투자업무에 대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마련하고 2015년부터 이를 반영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고스펙 인재들이 몰리는 것으로 알려진 증권회사와 신탁사, 자산운용회사들이 선도적으로 일학습병행제를 실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투자상담사 등 금융투자관련 자격이 스펙 쌓기에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험제도도 크게 개선됐다. 이 결과 업계 종사자가 아닌 대학생 일반인들은 내년부터는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도록 됐다. 능력중심 사회를 만든다는 정부 시책에 따라 금융투자업계는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금융투자산업에서는 인재가 가장 큰 자산으로 꼽힐 만큼 전문가 육성을 대단히 중요한 과제로 본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계 전반이 아직은 어렵지만, 어려운 시기에도 전문가 양성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고 보는 이유다.

일학습병행제가 충분히 활용되면 기업은 인재 육성에 들어가는 비용과 수고를 절감하면서도 기업별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사회 전체적인 과잉 스펙쌓기 풍조를 완화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됨은 물론이다.

인기 드라마 ‘미생’에서 “회사는 전쟁터, 바깥 세상은 지옥”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청년 실업자들은 전쟁터일지라도 취업을 하고 싶을 것이다. 직장을 오래 다닌 직장인들도 매순간 희망과 좌절의 순간을 극복해가면서 업무를 배우고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면서 성공적인 직장인이 되기를 원할 것이다.

일학습병행제가 정착되면 한쪽에서는 취업난, 또 다른 한쪽에서는 인재부족이라는, 가깝지만 멀어 보이는 이 간극이 조금이라도 메워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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