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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조용직> 에네스 주연의 한국판 ‘패션 투르카’
국내에서도 개봉했던 ‘패션 투르카(La Pasion Turca)’란 영화가 있다. 이 스페인어 제목을 직역하면 ‘터키의 정욕’이란 뜻이다. 사랑하는 남편과 결혼 1주년을 맞아 터키 이스탄불로 관광 여행을 떠난 스페인 유부녀 데시는 여행가이드를 맡은 마초적 매력의 터키 남성 야만에게 끌려 충동적인 육체관계를 맺는다. 귀국해서도 야만을 잊지 못하던 데시는 덜컥 임신까지 했다. 데시는 불임이던 남편의 용서를 뒤로 한 채 터키로 야만을 찾아간다. 한동안 그의 품에서 쾌락의 극단을 맛보며 환희에 젖지만 그 관계는 오래가지 못 한다. 천부적 마초기질과 바람기의 야만에게 데시는 씹고 버리는 껌에 불과했다. 야만을 총으로 쏘며 복수한 데시는 허탈감에 빠진다.

한국에서 방송인으로 활동중인 터키인 사이드 에네스 카야(30)는 한국전쟁 때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병력을 투입해 한국을 도왔다는 ‘형제의 나라’라는 배경을 등에 업고 많은 사랑을 받은 인물이다. 

더욱이 역대 어떤 외국인 출신의 방송인보다 한국어를 잘 구사했다. 해당 국가의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이는 그 정도로 타국어를 잘 구사하기 어렵다. 개방적인 타 유럽 외국인과 달리 보수적인 가치관을 드러내면서 ‘한국인과 잘 통하는 외국인’으로서 인기몰이를 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이미지와 전면대치되는 현실판 ‘패션 트루카’를 찍어서 연예계와 방송계가 난리다. 그가 지난 2011년 현재의 부인인 한국 여성과 결혼한 이후에도 총각행세를 하며 다른 한국 여성들과 문어발식 자유연애를 해왔다는 스캔들이 터진 것이다. 그 자체로 도덕성에 흠결을 제기할 수 있는 데다 “결혼 전 여자라곤 어머니 밖에 몰랐다”던 ‘터키 유생’의 사생활치곤 더더욱 그랬다.

파장은 컸다. 에네스는 그를 스타로 만들어준 출연무대인 JTBC의 외국인패널 토크쇼 ‘비정상회담’에서 하차했고, 타 출연 방송도 중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법률대리인을 통해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에 대해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적조치 운운의 으름장은 요즘 연예인들과 정치인들이 자주 써먹는 수법이다.

에네스를 아직 지지하는 팬들도 있다. 이들은 사생활은 방송 출연과 별개이며, 결혼 사실을 공개하는 것도 그런 면에서 의무는 아니지 않냐는 것이다. 한국보다 사생활을 더 중시하는 외국인이란 점에서 그를 이해해야 한다고도 한다. 하지만 에네스를 향해 비난의 날을 세우고 있는 이들은 그가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내세워 이 정도 인기를 누렸던 만큼 문란한 사생활에 대해 욕 먹어야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시시비비를 떠나 에네스가 이번 스캔들을 극복하고 다시 정상적인 방송 활동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에네스 주연의 패션 트루카도 실제 영화처럼 비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하지만 에네스는 한국 사람의 성향과 너무 닮았다. 말과 행동이 반대인 것까지 그렇다. 한국은 세계 제일의 유교국가이면서 세계 최대 수준의 성매매 국가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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