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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곳곳에 위기 징후, 정치권은 알고 있나
각종 경제지표에 잇따라 빨간불이 켜지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최경환 경제팀이 경기 회복의 불씨를 되살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나아지는 징후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민간과 국책 연구기관의 앞으로 전망도 회색빛 일색이다. 이러다 일본같은 장기 불황에 접어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실제 생산 소비 투자 등의 지표가 하나같이 암울하다. 지난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전분기보다 0.3% 증가에 그쳐 2년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증가률을 보였다는 한국은행 발표가 우선 그렇다. 가계부채는 더 늘어나고 살림살이는 팍팍한데 소득은 제자리라는 것이다. 쓸 돈이 없다보니 소비가 늘어날 턱이 없다. 한은이 내놓은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소비자심리지수는 103으로 14개월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세월호 때문에 소비가 반토막이 났다며 아우성이던 지난 5월의 105보다 저조하다. 경기회복의 지연을 알리는 재고도 1년 전보다 3% 이상이 늘었다. 이러다 보니 국내총생산(GDP)도 전분기 대비 0.9% 증가에 머물러 4분기째 0%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기대를 걸었던 부동산 대책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이 전달보다 3분의 1이나 줄었다. 야심차게 내놓은 9ㆍ1 부동산대책이 벌써 약발이 다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당장 내년도 성장 전망이 하향조정되고 있다. 세계 34개 금융기관의 내년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중간값)가 3.6%로 집계됐다. 3.8%를 유지하다 이달 중순 이렇게 낮춘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금의 상태라면 일본과 유사한 형태의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투자 부진을 우려하며 “10년 주기의 불황국면에 진입했고 고정투자 침체는 계속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투자가 안되면 결국 성장잠재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경제가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여야 정치권은 강건너 불구경이다. 눈과 귀는 온통 청와대 문건 파문에 쏠려 경제관련 법안 처리는 뒷전이다. 내수를 살리고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마련할 대표적 경제활성화법안인 서비스산업법은 2년이 넘도록 낮잠을 자고 있다. 이것 말고도 관광진흥법, 부동산 활성화 관련 3법 등 화급히 챙겨야 할 법안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지금은 정치적 이해에 휩쓸릴 때가 아니다. 경기를 살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소리가 나오면 그건 전적으로 정치권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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