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주요 국정과제, 부처간 주도권 싸움 할 때인가
정부 부처가 정책 대안을 마련할 때 바닥정서를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다. 실효성이 있는 정책수립을 위해 관련 업계의 현장 상황을 중시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현안을 풀기 위해 정부 부처가 각개전투식으로 나서다면 이 역시 혼란과 혼선이 불가피하다. 자칫 효율성은 고사하고 배가 산으로 가는 탁상행정식 대안이 나올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부가 경쟁적으로 업계 의견 수렴에 들어간 기업형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 마련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정부는 심화되는 전ㆍ월세난 해소를 위해 이를 확대 도입키로 하고 이달 중순 발표예정인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지난 7월 최경환 부총리 입각과 함께 국토부의 민간임대는 전월세난 해소의 핵심 어젠다로 부상했고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거론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문제는 기재부가 국토부에 전혀 알리지 않은 채 최근 대형건설사 관계자들을 따로 불러 모아 업계 의견을 직접 듣고 참여를 당부한데 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주 주택정책과장이 직접 민간 임대 관련 용역을 진행중인 국토연구원 연구진과 G건설 등 5∼6개 대형 건설회사를 직접 방문, 애로사항을 파악했다고 한다. 기재부가 국토부와 동일하게 임대주택 사업 현황을 묻고 사업 추진시 문제점,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 활성화를 위한 건의 사항 등을 청취한 것이다. 이러다 보니 일각에선 국토부가 주택정책의 주도권을 기재부에 뺐긴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올 정도다. 더구나 박근혜 정부들어 기재부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부동산 파트 연구인력이 대폭 늘고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9ㆍ1대책, 임대차선진화방안 등이 모두 여기서 나왔다. 주무부처인 국토부와 부동산 싱크탱크인 국토연구원은 헤게모니싸움에 밀렸다는 극심한 피해 의식에 빠져 있는 처지다.

최근 기재부와 노동부가 벌이는 노동시장 개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노동 개혁에는 같은 입장이지만 각기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보는 시각과 접근 방법이 다르다보니 파열음이 나온다. 경제부처의 협력과 조화는 중요하다. 매끄러운 의견 조율과 효과적인 정책 지원이 서로 맞물려야 최적의 골든타임에 정책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자금과 세제 등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현장 조율보다 부처간 조율이 우선이다. 주무부처의 전문성을 살려 보완에 나설 때 제대로 된 정책 대안이 나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