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미국의 대표 정보기관 CIA(Central Intelligence Agency)는 이렇게 탄생했다. 조직과 기능면에서 가히 세계 최강으로 외국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자국 정부 요로에 보고한다. 상대 정부기관, 기업은 물론 소속 인물까지 장르 구분 없이 취급한다. 정보·군사·마약· 비밀공작 등은 물론 미국 정보기관들도 총괄한다. 공작금을 포함해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는 이 곳 수장도 모른다는 설이 있다. 본부가 버지니아주 랭글리에 있다는 사실 외엔 대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다.
비밀공작은 작전국이 관장한다. 1950년 대 이란 모사데크 정권, 과테말라 좌익정권 전복에 이어 베트남 쿠데타가 대표작이다. 그러나 1990년대 냉전 종식과 함께 CIA의 위상도 급락했다. 활동이 위축되면서 미국인 인질사건,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에 대해서도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경제부문으로 주력 화기를 돌렸다지만 내막으로 버리지 못한 것이 바로 고문이었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가 10일(한국시간) 전격 공개한 CIA의 고문 실태는 잔혹하고 충격적이다. 때문에 테러단체나 극렬주의자들의 보복테러 우려로 미국이 초긴장하고 있다. 정치적 갈등도 극에 이른다. 오바마 대통령도 9·11 테러 이후 어려운 시기에 많은 올바른 일들을 했지만, 미국적 가치와 국익에 반하는 행동도 있었음을 인정하며 진화에 나섰다. 최대 위기에 놓인 CIA,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한 죄가 무겁다. 세월이 무상하다.
황해창 선임기자/hchwa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