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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는 구조개혁이라는 이주열 韓銀 총재의 일침
한국은행이 11일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로 동결했다. 이날 정작 주목받은 것은 예상과 부합한 금리동결 결정이 아니라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작심 발언’ 이었다. 이 총재는 금통위 하루전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일본식 디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며 금리인하를 우회 압박한 데 대해 “주장이 과하다”고 일축했다. 돈 풀기가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돈이 시중에 덜 풀려서가 아니라 돈이 돌 수 없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얘기다. 최근 일본의 ‘아베노믹스’ 효과가 주춤한 것도 구조개혁을 외면한 채 확장적 통화정책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구조개혁 없이는 저성장 저물가를 탈피하지 못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저출산과 경직적 노동시장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성장을 떠받치는 잠재성장률 자체가 추락할 것이라는 경고다.

단기적으로 보면 이 총재가 강조한 구조개혁은 경제부양과 충돌하는 가치다. 최근 중국사례처럼 구조개혁을 본격화하면 경제심리가 더 움츠러들고 생산과 고용도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확장적 재정ㆍ통화정책을 통한 단기 부양책을 쓰면서 경제체질을 바꿀 프로그램을 동시에 가동해야 할 시점이다. 일본 아베 총리가 ‘근린궁핍화 정책’이란 바난을 감수하면서 ‘돈 풀기’에 주력했지만 2,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의 성적표를 받아든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이 총재의 지적은 그래서 타당하다.

구조개혁은 이 총재 뿐만아니라 최근엔 최경환 경제부총리까지 설파하고 있지만 문제는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는 점이다. 노동시장 유연화, 고용인력 확대, 규제완화, 각종 불균형 해소 등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사안들이다. 노동시장 유연화는 해고요건 완화가 부각될 경우 노동자 단체의 극한 투쟁을 부를 수 있다. 600만 비정규직의 처우개선 문제가 기업 비용 증가로 이어지면 경영자단체의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 인구 확충을 위해 외국인 노동자 취업 요건을 완화할 수 있지만 내국인 일자리 잠식 이라는 또다른 사회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 수출과 내수의 균형 성장을 위해 서비스산업 관련 법안의 국회 처리가 시급하지만 야당의 동의를 끌어내지 못하면 공염불에 불과할 뿐이다. 경제 주체들의 시선은 이제 경제살리기의 구원투수로 기용된 최 부총리로 향하고 있다. 이달 중 발표한다는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해법을 제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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