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에 찹쌀로 동글동글하게 빚은 새알심을 넣고 팥죽을 쑤어 이를 대문이나 장독에 두거나 뿌린 후 나누어 먹는 것은 팥의 붉은 양(陽)의 기운이 음(陰)의 기운과 액운을 물리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묵은 액운을 털어내고 한뼘한뼘 다가오는 태양이 새해의 희망을 가져오길 바라는 염원이 들어 있는 세시풍속이다.
22일은 동지다. 세월호 참사에 청와대 비선실세 논란, 땅콩리턴 등 한국 사회의 참담한 민낯을 보여주었던 사건에 사상 초유의 정당해산 판결로 세상이 뒤숭숭한 가운데 2014년 갑오년도 저물고 있다. 경제난에 취업난으로 민생은 어느때보다 고달프다. 언뜻 희망보다는 절망이, 기쁨보다는 슬픔이, 양의 기운보다 음의 기운이 세상을 메우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엄동설한이 1~2개월 기승을 부릴지라도 다가오는 태양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올해 동지는 가장 힘겨울 때야말로 희망이 싹트는 때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기에 절망보다 2015년 을미년의 새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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