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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동지(冬至)
[헤럴드경제=이해준 선임기자]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동지(冬至)는 1년 24절기 가운데 22번째 절기이지만, 태양력에서는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날이다. 희망의 상징이자 생명의 원천인 태양이 가장 멀리 달아났다가 다시 다가오기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동지가 들어있는 동짓달을 새해의 출발로 보았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날을 아세(亞歲), 즉 ‘작은 설’이라고 불렀다. ‘동지를 지나야 한 살을 먹는다’는 말도 이래서 나왔다. 동지를 기리는 것은 지구 반대편도 마찬가지다. 태양을 숭배했던 고대 잉카문명에서는 동지(남반구이기 때문에 6월24일 전후)를 중시해 가장 성대하고 화려한 ‘태양의 축제’를 열었다. 잉카력에선 동지가 새해의 출발인 1월1일이다.


동지에 찹쌀로 동글동글하게 빚은 새알심을 넣고 팥죽을 쑤어 이를 대문이나 장독에 두거나 뿌린 후 나누어 먹는 것은 팥의 붉은 양(陽)의 기운이 음(陰)의 기운과 액운을 물리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묵은 액운을 털어내고 한뼘한뼘 다가오는 태양이 새해의 희망을 가져오길 바라는 염원이 들어 있는 세시풍속이다.


22일은 동지다. 세월호 참사에 청와대 비선실세 논란, 땅콩리턴 등 한국 사회의 참담한 민낯을 보여주었던 사건에 사상 초유의 정당해산 판결로 세상이 뒤숭숭한 가운데 2014년 갑오년도 저물고 있다. 경제난에 취업난으로 민생은 어느때보다 고달프다. 언뜻 희망보다는 절망이, 기쁨보다는 슬픔이, 양의 기운보다 음의 기운이 세상을 메우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엄동설한이 1~2개월 기승을 부릴지라도 다가오는 태양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올해 동지는 가장 힘겨울 때야말로 희망이 싹트는 때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기에 절망보다 2015년 을미년의 새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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