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네이버등 플랫폼기업이
글로벌 산업 지형을 바꾸는 시대
표준·신뢰 부족으로 분절화된 한국
효율·혁신 갖춘 플랫폼 성장 도모해야
구글, 애플, 페이스북,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과 같은 ‘플랫폼기업’들이 글로벌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소위 ‘플랫폼경제’의 도래다. 창조경제는 플랫폼을 근간으로 진화한다. 이 과정을 다시 정리해 보자.
원래 플랫폼은 기차 승강대를 말한다. 플랫폼이 기차 노선마다 다르다면 자원의 낭비가 얼마나 될까. 공항과 고속도로와 같은 실상의(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국가의 효율이 증대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세계은행이 반대하던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 건설을 밀어붙였던 이유는 이런 플랫폼이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었음을 간파했던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달은 오프라인 플랫폼 개념을 가상공간(온라인)으로 이동시켰다. 포털, 쇼핑몰과 같은 온라인플랫폼은 거리의 한계를 뛰어넘기에 오프라인에 비해 더욱 대규모화됐다. 온라인에 이어 스마트폰이 촉발시킨 ‘스마트혁명’은 인간의 모든 생활을 ‘초(超)연결 구조’로 진화시키고 있다. 필자는 이런 현상을 ‘호모 모빌리언스’라는 신인류 탄생으로 설명한 적이 있다.
초연결 사회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을 등장시키게 된다. 오프라인의 기차역에서 온라인의 포털을 거쳐 인간의 모든 활동을 실시간 연결하는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는 게 그 증거다. 앱스토어는 수많은 개발자와 소비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해준다. 시장 진입비용의 획기적인 축소는 창조적 혁신을 더욱 촉발시키게 됐다.
모든 경제활동은 효율과 혁신의 결합으로 이뤄진다. 효율은 반복되는 일을 잘 하는 것이고, 혁신은 새로운 일을 잘 하는 것이다. 그런데 효율은 큰 조직이 잘 하고, 혁신은 작은 조직이 잘 한다. 과거 효율이 지배하는 경제에서는 큰 조직이 경쟁우위에 있었다면 창조경제에서는 이 두가지 딜레마를 해결하는 양면조직이 경쟁 우위를 갖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단일 기업이 효율과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한다는 게 ‘창조경제 패러독스’다.
거대한 플랫폼이 가치와 기능의 공유를 통해 반복되는 효율을 담당하고, 개별 참여자가 새로운 혁신을 담당하는 플랫폼구조가 플랫폼경제의 일반적인 모습이 된다. 다수의 참여자들이 협력해 가치를 창출하고 분배하는 다양한 ‘플랫폼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플랫폼 구축과 참여 활동의 비용이 스마트혁명으로 인해 급감했다. 그 결과 플랫폼은 우리 사회에 양의 외부효과를 만들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플랫폼의 양대 필요조건은 플랫폼과 참여자들간의 1)소통의 표준(API) 2)가치창출과 분배의 신뢰다. 표준을 통해 참여비용이 극소화되고 신뢰를 통해 플랫폼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표준과 신뢰의 부족으로 플랫폼들이 분절화된 사례가 너무나 많다.
플랫폼의 3대 충분조건은 1)효율성 2)확장성 3)안정성으로 정리할 수 있다. 플랫폼이 효율을 통한 가치창출을 하지 못한다면 참여자들은 이탈할 것이다. 플랫폼간의 규모의 경쟁을 위해 확장성은 필연적이다. 플랫폼이 보안 등 안정성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일시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퀄키와 같은 아이디어 창출 플랫폼, 테크샵과 같은 개발 플랫폼, 킥스타터와 같은 펀딩플랫폼 등은 혁신을 위한 플랫폼들이다. 반면에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아마존과 같은 플랫폼들은 시장을 위한 플랫폼들이다. 이와 같이 다양한 플랫폼들이 반복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창조적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사업에 도전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창업비용이 2000년에는 500만달러였으나 이제는 5000달러가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플랫폼경제의 도래에 있다.
창조경제는 바로 플랫폼을 활용해 나만의 창조성으로 세상에 가치를 창출해주고 획득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경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