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기업의 예기치못한 애로
정부의 직·간접적 지원이 큰 힘
印 진출 스타CJ의 지분양도 허가
‘民官공조’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
해외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은 언어도 사람도 문화도 다른 타국에서 종종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힌다. 특히 인도처럼 교류가 활성화되지 않은 국가는 더욱 그렇다. 이런 경우 정부의 직간접적 도움이 기업들에게는 매우 큰 힘이 되곤 한다.
CJ오쇼핑의 인도 합자법인인 스타CJ 홈쇼핑은 지난 2009년 9월 인도 최대의 미디어그룹인 스타TV와 함께 설립해 2013년 기준 연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던 중 파트너사인 인도 스타TV가 주력분야인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다른 파트너사를 물색하게 됐고, 글로벌 홈쇼핑 사업 경험이 많은 미국 사모펀드 ‘프로비던스 에퀴티’의 투자를 유치해 스타TV의 보유지분 전체를 양도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각종 서류 보완 및 검토 지연으로 인해 인도 정부의 지분 양수도 허가가 1년2개월이 넘도록 나오지 않았던 것. 인도 정부의 허가가 1년 이상 늦어지면서 홈쇼핑 사업 성장을 위해 계획된 여러 신규 투자들이 무기한 연기됐고 많은 기회 손실이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상황을 타개할 만한 마땅한 해결책이 뚜렷이 없다는 점이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초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방문 소식이 들려왔다. 대통령과 경제사절단의 인도 방문은 양국 간 외교관계의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이정표였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인도 주재 한국기업인들과의 만남 자리가 성사됐고 우리가 처한 상황과 고충을 전했다. 다음날 열린 한국 무역협회 주최 ‘한-인도 CEO 라운드테이블’에서도 한덕수 무역협회장 등에게 스타CJ가 처한 현안을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우리의 건의는 박 대통령의 저녁 공식 만찬 자리에 함께한 인도 경제 관련 장관 및 고위 공무원들에게 전달됐다. 한덕수 회장은 현지 공무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기업들의 사업 현안과 애로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일면식도 없는 사이었지만 정부 관계자들이 현지 한국 기업의 일에 발 벗고 나서주는 모습이 큰 힘이 됐다.
박 대통령 방문으로 한-인도 상호간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됐고 실무적인 지원이 이어져 지지부진 하던 대주주 지분 양수도 허가가 지난 5월 이뤄졌다. 현재 스타CJ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파트너사인 프로비던스 에퀴티와 새롭게 인도 홈쇼핑 시장을 일구고 있다.
스타CJ의 사례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경제단체-기업이 상호 밀접하게 공조하며 지지부진하던 사업 현안을 해결한 대표적인 ‘민관 공조’의 성공사례라고 생각한다. 스타CJ는 이 일을 계기로 발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2015년 30% 이상의 과감한 매출 신장을 계획하고 있다.
또 정부와의 공조로 현지에서 사업이 안정화된 만큼 이제는 한국 중소기업의 인도 진출을 돕기 위한 일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프라이팬, 염색제, 빨래 건조기 등 우수한 한국 중소기업 상품 매출 비중을 현재 16%에서 25%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실제로 주방기구 제조업체인 PN풍년은 CJ오쇼핑과의 협업을 통해 인도 시장을 위한 프라이팬 신제품을 개발해 지난 2013년 5월 인도 시장에 진출 해 큰 성과를 얻고 있다. 이 업체는 2003년 프라이팬 수출을 시작했다가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생산라인을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수출 상담회를 인연으로 CJ오쇼핑과 인연을 맺으며 1년 여의 준비 끝에 인도 수출을 성공할 수 있었다.
우수한 한국 중소기업의 인도 진출에 미약하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매우 기쁘다. 민관 공조의 긍정적인 영향을 단순히 우리 기업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의 현지 진출을 도우며 더 큰 선순환을 이뤄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